배우 고(故) 이선균을 협박해 3억원가량의 금품을 뜯어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울 강남구의 한 유흥업소 실장과 전직 배우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방법원 형사제4단독 홍은숙 판사는 19일 공갈 등의 혐의를 받는 유흥업소 실장 A씨(30·여)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같은 혐의의 전직 영화 배우 B씨(29·여)에게 징역 4년 2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이선균에게 요구할 금액을 3억원으로 스스로 정했다. A씨 주장대로 B씨가 공갈을 지시하거나 가스라이팅(심리 지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A씨의 범행으로 이선균은 두려움과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B씨도 직접 피해자를 협박해 정신적 고통을 가중했다. 다른 원인이 섞여 있더라도 A·B씨의 공갈 범행이 이선균의 사망 원인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A씨는 B씨의 협박을 받은 피해자고 B씨는 부양할 미성년 자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25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A·B씨에게 각각 징역 7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이선균이 유명인이라는 점을 이용해 대포폰을 이용해 계획적으로 범행, 피고인들의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해 9월 이선균에게 “스마트폰을 해킹당해 협박받고 있다. 협박범을 입막음할 돈이 필요하다”고 요구해 3억원을 뜯어낸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를 협박한 해킹범은 2022년 같은 아파트 단지의 같은 동 이웃으로 살면서 서로 언니, 동생이라고 부를 만큼 가깝게 지냈던 B씨로 뒤늦게 드러났다. 뉴스1에 따르면 B씨는 A씨가 이선균과 알고 지낸다는 사실, 그리고 A씨가 자신의 마약 투약 사실을 신고하려던 한 남성의 입을 막기 위해 1000만원을 건넸다는 사실을 알고 돈을 뜯어내기로 했다.
B씨는 불법 유심칩을 사용해 텔레그램에 가입, 스마트폰을 해킹한 척 A씨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해 9월 B씨가 A씨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네 앨범에 있던 것’ ‘나라가 뒤집힐’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선균에게 돈을 뜯어낸 A씨는 B씨에게 돈을 직접 주겠다고 했지만 B씨는 A씨가 한 남성을 대동하고 온 것을 보고 약속 장소에 나가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
한편 A씨는 이 사건과 별개로 2022년 12월 10일부터 지난해 8월 19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케타민과 필로폰, 대마초 등을 투약하거나 피운 혐의로 먼저 기소돼 올해 10월 징역 1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마약 등 전과 6범인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2012년과 2015년 제작된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했다. 과거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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