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에 맞춤형 인공지능(AI) 반도체를 공급하는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이 분야 ‘슈퍼스타’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떠오르며 16일(현지시간) 주가가 11.21% 급등했다. 같은 날 엔비디아가 1.68% 하락했지만 미국 나스닥은 테슬라 등 다른 대형 기술주의 상승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나스닥 상승 폭은 36.62%로 한국 코스피(-7.98%) 등 신흥국 증시 수익률을 크게 웃돌고 있다. 게임용 그래픽 카드를 주로 생산하다 생성형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가 같은 기간 174.03% 급등하면서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다만 엔비디아 주가는 최근 들어 다소 주춤하고 있다. 최근 6개월 수익률이 0.78%에 그치며 장기간 횡보하고 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투자자들이 차기 AI 가속기 ‘블랙웰’ 판매 규모를 얼마나 빨리 끌어올릴 수 있는지 기다리며 엔비디아 주가가 횡보했다”라며 “지난 2년간 놀라운 성장으로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있다”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로부터 배턴을 이어받은 건 브로드컴이다. 최근 2거래일 주가 상승률만 38.38%다. 브로드컴은 지난 13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으로 주가가 24.43% 급등하며 처음으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430조원)를 돌파했다.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XPU’라는 맞춤형 AI 가속기를 판매하는 브로드컴이 급부상한다는 분석이 시장에서 나왔다.
브로드컴은 지난 12일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대형 클라우드 기업 3곳과 AI 칩을 개발 중”이라며 “향후 3년간 AI에서 기회를 보고 있다”고 밝혔다. 미 CNBC는 브로드컴이 언급한 기업 3곳은 알파벳과 메타, 중국의 바이트댄스(틱톡 모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24% 오른 2만173.89에 장을 마쳤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신고가 행진도 나스닥 상승의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테슬라는 16일 전 거래일보다 6.14% 오른 463.02달러에 마감했다. 테슬라 주가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행정부 산하 정부효율성부서 수장을 맡게 돼 향후 자율주행 분야 규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에 최근 한 달 새 36.69% 급등했다. 웨드부시 증권은 테슬라의 목표 주가를 월가 최고치인 515달러로 올렸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