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외신은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비상계엄 선포를 합법적인 통치 행위로 정당화한 대국민 담화를 정권 몰락의 치명타로 지목하며 스스로 탄핵을 자초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4일(현지시간) ‘한국 대통령이 어떻게 자신의 몰락을 결정지었나’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비상계엄령은 단순한 오판이 아니라 (임기) 초반부터 난항을 겪어온 문제의 정점에서 이뤄졌다”며 “국민의힘은 품위 있는 퇴진의 기회를 제공했지만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이라는 도박의 판돈을 두 배로 늘리는 선택을 했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윤 대통령은 하야의 기회를 잡는 대신 비타협적인 연설에서 비상계엄을 통치 행위로 정당화했다”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인사들도 사법 리스크와 여러 논란을 안고 있지만, 윤 대통령의 운명을 결정한 것은 자신이었다”고 지적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윤 대통령이 국회의 탄핵안 가결 소식에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며 “야권에서는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책임론도 제기되고 있다”고 짚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사이먼 헨더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FT에 “탄핵안 가결은 권력 남용을 막고 법치주의를 유지하는데 견제와 균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4일 오후까지 국회 앞에서 진행된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 현장을 영상으로 담아낸 온라인판 기사에서 K팝 음악을 떼창하며 팬덤별 야광봉을 흔든 새로운 유형의 정치 참여에 주목했다.
WP는 “K팝 산업과 콘텐츠는 대체로 비정치적이지만, 젊은 여성 중심의 팬들은 한국 대통령의 탄핵 전까지 파티 같은 집회를 펼쳤다. 일부 스타는 시위대에게 손난로와 따뜻한 음료를 무료로 제공했다”며 “K팝은 이제 단순한 10대 팬덤이 아니다. 수십만의 입파가 모인 한국의 최근 집회는 팬들의 정치적 힘을 부각시켰다”고 진단했다.
외신들은 윤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에도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려면 여러 난제가 남았다고 짚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핵 위협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 같은 도전에 직면한 한국에서 선출직 공무원이 아닌 탓에 정치적 무게감이 없는 한덕수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한국을 이끌게 됐다”고 설명했다.
BBC는 “한 총리가 국정 안정에 초점을 두겠다고 말했지만 자신과 대통령 권한대행 2순위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모두 비상계엄과 관련한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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