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밤 10시30분,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의 해제 결의 이후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위가 연일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시위의 특징은 2030세대의 높은 참여 열기였어요. 흡사 아이돌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K팝이 들려오고 사람들은 아이돌 응원봉을 흔들며 탄핵을 촉구했습니다. 이런 한국의 시위 문화를 외국인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지난 11일 경복궁 일대에서 만난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의 시위 문화에 대해 물었습니다.
지난주 한국에 놀러와 비상계엄에 대해 알게 된 필리핀 관광객 닐(32)씨는 시위 현장에서 시민들이 아이돌 응원봉을 흔드는 걸 봤느냐는 질문에 “봤다. 마치 K팝 콘서트 같았다”며 “정말 독특한 시위 방식이라고 생각한다”고 놀라워했습니다.
한복을 입은 말레이시아 국적의 쉬마(31)씨는 “음악을 통해 시위하는 건 정말 좋은 방식”이라며 “K팝을 활용한 한국인들의 시위는 유일무이하다”고 칭찬했습니다. 반면 “말레이시아의 경우 시위를 하려면 따라야 하는 법이 너무 많아서 시위에 음악을 활용할 수 없다”며 아쉬움을 드러냈죠. 대만에서 온 관광객 지인(30)씨 역시 “시민들이 생각을 표현하는 정말 새로운 방식의 시위”라고 호평했습니다.
포르투갈 관광객 헨리크(24)씨와 조아오(24)씨는 “한국 시위는 시위가 아니다”라며 웃었습니다. 진짜 시위가 아니라는 말이 아니라 ‘시위 같지 않은 시위’라는 얘기였는데 그렇게 말한 이유는 유럽의 시위 문화와 상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아오씨는 “유럽에서 시위라고 하면 사람들이 트럭 같은 데 불을 지르는 걸 떠올린다”며 “그와 반대로 한국 시위는 평화적이다(peaceful). 시위는 이렇게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고 이런 방식의 평화적인 시위가 더 좋은 것 같다”고 답했습니다.
찾아보니 지난 10월 포르투갈에서는 아프리카 출신 이민자가 경찰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 이후 거센 거리 시위가 있었습니다. 당시 외신이 보도한 시위 현장 사진을 보면 한국의 K팝 시위가 외국인들 눈에 신기해보이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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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주 기자
이하란 PD
안채원 인턴 PD
차민주, 이하란, 안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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