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윤석열 대통령을 사실상 내란 수괴(우두머리)로 판단했다. 검찰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그가 윤 대통령과 내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적시했다. 법조계에선 윤 대통령 직접 조사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 측은 수사에 대비해 법률대리인 선임에 나섰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김 전 장관 구속영장 청구서에 ‘윤 대통령과 공모해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취지의 내용을 담았다. 김 전 장관은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하고, 군 병력을 동원해 국회 등을 무력화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은 김 전 장관에게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적용했다. 사형,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 징역 등으로 처벌받는 중범죄다. 형법은 내란죄 혐의자를 우두머리, 중요 임무에 종사한 자, 단순 폭동 관여자로 구분한다. 내란죄 우두머리는 사형 또는 무기징역·무기금고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특수본이 윤 대통령을 사실상 내란죄 우두머리로 판단한 이상 직접 조사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실은 전날 윤 대통령에 대해 출국금지가 이뤄지자 복수의 법무법인에 접촉해 사건 수임 여부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수본은 김 전 장관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그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내란을 공모했다는 혐의도 담았다. 전날 방첩사를 압수수색한 특수본은 이날 여 전 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여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 지시를 받고 주요 정치인에 대한 체포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확보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군 인사 외에는 조지호 경찰청장이 김 전 장관과 내란을 공모한 대상으로 적시됐다.
김 전 장관은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했다. 그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국민 여러분께 큰 불안과 불편을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한 모든 책임은 오직 제게 있다”고 밝혔다.
김재환 성윤수 기자 j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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