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NS 사역자들은 이 흐름을 크게 3세대로 나눈다. 1세대는 네이버 카페, 페이스북 등을 활용해 개인적으로 신앙 콘텐츠를 제공했던 이들, 2세대는 ‘교회친구 다모여’ ‘예스 히 이즈(Yes he is)’처럼 공동체를 꾸려 다양한 기독교 콘텐츠를 올려 폭발적 성장을 보여 준 단체, 그리고 1인 인플루언서가 3세대이다. 1인 인플루언서는 적극적으로 개인의 크리스천 라이프 스타일을 선보이며 공감을 얻고 있다.
크리스천 청년들의 신앙생활을 응원해 온 갓플렉스(God Flex)는 기독교 인스타그램 계정으로서 활발하게 청년들과 소통해 온 ‘교회 친구 다모여’ ‘러브 그로우 레터’ ‘예스 히 이즈’의 대표와 함께 이 시대의 미디어 선교에 대한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지난 3일자에 이어 이들과의 대화를 전한다. 대화에서는 수려한 ‘만듦새’에 매몰되기보다는 도구로서의 ‘쓰임새’에 집중하는 SNS 사역자로서의 소명의식이 오롯이 느껴졌다.
<참석자>
박요한 예스 히 이즈 대표
황예찬 교회친구 다모여 대표
추진주 러브 그로우 레터 편집장
진행: 최기영 기자

포기하고 싶은 순간,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추진주=‘교회친구 다모여’나 ‘예스 히 이즈’에 비해 운영해 온 기간이 현저하게 짧기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으면 안 될 타이밍인 것 같긴 하다.(웃음) 하지만 두 곳과 달리 러브 그로우 레터는 기획, 디자인, 편집, 업로드 등 모든 것을 회사 생활하며 혼자 해나가고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시간과 체력 문제에 직면한다. ‘팀을 꾸려 확장해보고 싶다’ ‘그만 내려놓고 싶다’ 두 가지 생각이 모두 든다.
△황예찬=딱 일주일 전에 교회친구 다모여의 총괄PD 직함에서 대표가 됐다. 급여를 책임져야 할 직원들이 있다는 것이다. 또 향후 계획서에 들어갈 재정이 숫자의 무게감으로 다가오는 자리다. 능력이 있으면 다 세상 콘텐츠 하는 곳으로 쏠린다. 그만큼 실력을 갖추고 기독교 콘텐츠 해보겠다고 모이는 사람들이 엄청 귀하다.
△추=계정 시작한 지 불과 1년여 지나지 않았는데 팔로워수 8만이 넘는 숫자는 그저 ‘하나님의 은혜’로밖에는 설명이 안 된다. 부모님이 현재 개척 목회를 하고 계시는데 그 헌신과 섬김의 축복을 내가 받는 거 아닐까 싶다. 더 많이 배우고 더 고민해서 러브 그로우 레터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미치도록 해야겠다는 다짐을 끊임없이 하게 된다.
△황=찬양이나 말씀 콘텐츠를 올렸을 때의 댓글이나 다이렉트 메시지(DM), 메시지 콘서트를 열었을 때의 현장 반응 중엔 죽음과 관련된 애절한 간증이 적지 않다. 잘 기획된 콘텐츠가 좋은 반응을 얻는 것도 기쁘지만 스스로 목숨을 끊을 생각까지 했던 이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었다는 기쁨이 하나님께서 이 사역을 하게 하신 부르심이란 생각이 든다.
△박요한=동감이다. 부르심에 대한 확신 같은 거다. 미디어 사역을 하다 보면 팔로워들이 열광하듯 반응하고, 댓글이나 공유 수가 늘어나는 것들을 지표로 ‘이게 하나님의 뜻이야’라고 생각하는 순간 망가지는 사례를 다수 경험한다. 스스로 ‘뭔가 잘 됨이 곧 하나님이 기뻐해 주시는 증거다’라고 삼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이다. 영혼을 구원하는 것은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일이라고 하셨으니, 그 일이 나에게 주어졌으니 최선을 다해서 해보자는 마음으로 각오를 다진다.
계정 운영자들간의 연대

△박=‘내가 쓰는 글이나 콘텐츠들이 혹시 이단적으로 느껴지면 어떡하지?’ 신학자가 아닌 평신도로서 기독교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는 이들이 공통으로 느끼는 고민이다. 하나님이 주신 사명으로 이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의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줄곧 느껴왔다.
SNS 사역자들이 공동체로서 말씀 안에서 같이 연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목사님들 모임도 많고 찬양 사역자들 모임도 많은데 SNS 미디어 사역자들 모임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임 키퍼스(지난 5월 시작된 기독교 SNS 사역자들의 모임)’를 통해 그 필요가 채워지는 것 같아 감사하다.
△추=난 대한민국의 평범한 청년인데 러브 그로우 레터라는 계정을 운영하게 되고 하나님의 절대적인 은혜로 많은 팔로워를 만나게 됐을 때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웠던 것 같다. 모두 견실한 기업이고 팀이면 좋겠지만 3세대 SNS 사역자들 대부분은 개인이고, 자기 본업이 있거나 학생으로서 사역에 임한다.
부가적으로 수입을 원하는 사람들이기보다는 그냥 크리스천으로서의 삶을 공유하는 게 정말 좋아서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즐겁게 오래 운영하고 싶은데 타임 키퍼스 안에는 이에 대해 조언해 줄 수 있는 분들이 많다. 이차적으로는 이 모임 가운데 SNS 사역자들이 꼭 가슴에 새겨야 할 직언과 메시지를 얻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를 통해 이 사역이 권력이 되거나 세력이 되면 안 된다는 사실, 미디어 사역자들이 말씀으로 중심을 잘 지켜야 함을 되새긴다.

온라인 신앙의 시대, 플로팅 크리스천에 대해
△황=개인주의적 신앙생활이 확산하고 공동체가 점점 흐려지는 시대다. 반대급부로 팬데믹 이후 사람들이 인간적인 따뜻함에 목말라 있는 모습도 나타난다. 교회 안의 소그룹이 그 따뜻함을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셜 미디어 사역 측면에선 3세대 인플루언서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본다. 교회친구 다모여나 예스 히 이즈 같은 2세대 사역팀이 더욱 정제된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이들은 크리스천으로서의 일상과 대화 등 생생한 ‘날 것’의 콘텐츠를 통해 좋은 교회 선배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박=역사는 돌고 돈다. 기술의 발전 속도를 보면 SNS도 언젠가는 구닥다리가 된다. 메타버스와 인공지능 로봇 등의 활용도가 더 높아지는 시대가 올 것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어디까지나 방법론에 불과하다. 기독교와 예배, 성경의 본질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미디어 사역자로서는 이질감 느껴지는 생각일 수 있지만 ‘신앙생활은 SNS가 존재하지 않더라도 건강하게 존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교회친구 다모여, 예스 히 이즈, 러브 그로우 레터의 존재 목적은 크리스천들의 신앙생활을 도와주기 위해서지 SNS에 더 의존하게하기 위함이 아니다.

출발선에 선 기독교 인플루언서에게
△추=저스트 두 잇(Just do it). 그만큼 실행력이 중요하다. 나 또한 기독교 인스타그램 계정들 보면서 재밌어하다가 ‘나도 해볼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한 게 오늘에 이른 거다. 일단 시작했으면 좋겠다.
△박=‘이건 진짜 말도 안 될 것 같은데’라고 생각이 들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한 시도를 해봤으면 좋겠다. 실패한다면 그걸 복기해가면서 왜 실패했는지 수정하고 보완하면 된다. 그 과정이 쌓이면 분명 더 잘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황=지난 7년여간 미디어 사역을 해오면서 재능 있고 가능성 있는 사역자들이 빨리 유명해졌다가 실수를 범하고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봤다. 충분한 간증과 고난이 쌓여있지 않으면 그만큼 지속가능성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반대로 꼭 피해야 할 것이 있다면
△추=게으름이다. 처음 콘텐츠를 올리면 당연히 반응이 없다. ‘좋아요’도 없고 ‘팔로우’도 안 늘어나고 조회 수도 안 나온다. 흥미가 떨어지고 ‘피곤한데 그냥 하지 말까’란 생각이 든다. 이를 떨쳐내고 성실하게 콘텐츠를 올려야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수다. 그래야 나아갈 방향도 감지할 수 있다.
△박=기독교 콘텐츠 제작자가 기독교 안에만 자신의 시각과 생각을 두면 고립되고 갇혀버리고 만다. 인스타그램 계정 팔로워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25~34세 청년세대는 삶의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사회초년생부터 이제 막 궤도에 오른 자영업자들이다. 과연 이 콘텐츠가 중대형교회에서 열심히 신앙 생활하는 리더들 말고, 직장 다니면서 상가교회에 출석하는 청년 성도에게 설득력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황=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회 수 댓글 수에 연연하지 말고 적어도 6개월에서 1년은 계속해봐야 한다. 그래야 정말 되는 콘텐츠인지 안 되는 콘텐츠인지 가늠할 수 있다.
전체 영상은 유튜브 ‘갓플렉스(GODFLEX)’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보세요.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