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예지(비례·재선)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국회 본회의장으로 돌아와 투표에 참여한 이유를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BBC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야당을 위해 한 게 아니라 제가 대리해야 하는 시민을 대신해 들어간 것”이라며 “국회의원의 책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7일 윤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 앞서 집단 퇴장하는 여당 의원들과 함께 본회의장을 떠났으나 잠시 뒤 돌아와 표결에 동참했다.
김 의원은 “탄핵 표결이 있던 날 (윤 대통령) 담화를 보고 혼란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탄핵을 부결시키는 방법만 있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며 “찬성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 당론에 따르지 않은 것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사상 첫 시각장애인 여성 국회의원인 김 의원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이 선포됐을 때도 국회 담을 넘어서라도 본회의장에 가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몸은 본회의장에 있지 않았지만 비상계엄 해제 결의에 대한 마음은 아마 찬성 버튼을 백만번 눌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계엄령이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더 두렵고 절박한 상황으로 다가오는지 이번에 경험하며 그 참담함을 느꼈다”며 “청각장애인들의 경우 계엄 선포조차 수어 통역이 되지 않고 자막이 나오지 않아 전혀 알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비상계엄이 전시 상황은 아니었기에 다행이지만 전시 상황이었다면 어떻게 대피해야 할지 어떤 상황인지조차 판단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탄핵안 표결에 참여한 뒤 당원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고 한다. 그는 “대응할 수 없을 만큼 안 좋은 문자와 음성 메시지들이 많은데 ‘나가라’ ‘사퇴해라’ 등 이야기도 많다”며 “변명하고 싶진 않지만 나는 단순히 ‘당론을 어길 거야’ 해서 어긴 게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먼저 생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더불어민주당도 꼭 필요한 예산, 삭감된 것 중에 정말 해야 하는 예산, 증액해야 할 것들이 있으니 챙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당 내부에서 투표를 막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그런 것은 없었다”고 했다. 또 야당이 대통령 탄핵안을 재발의하면 그때와 같은 선택을 할 것이냐고 묻자 “탄핵안 재발의 여부와 관계없이 제 생각과 민의를 반영한다는 마음은 같다”며 “단지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국회의원의 책무에만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지난 7일 오후 국민의힘 의원들이 표결에 불참함에 따라 투표 불성립으로 자동 폐기됐다. 투표 불성립은 헌정사상 여섯 번째다.
국민의힘 의원 가운데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단 3명만 투표에 참여했다. 다만 김상욱 의원은 “당론에 따라 탄핵안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며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3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