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년 전 악몽’ 떠올린 광주 … 5‧18광장서 비상계엄 ‘규탄’

Է:2024-12-04 15:13
:2024-12-04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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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종교인·시민 등 모여 시국대회 열어
“민주주의 파괴 … 윤 대통령 심판을” 성토 잇따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4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시민비상시국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980년 5월 그날로 다시 돌아간 것 아니냐는 두려움마저 들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해제하기까지 3일 밤과 4일 새벽 사이 광주 시민들은 충격과 분노속에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시민들은 총을 들고 달려온 군인들의 모습에 1980년 5월 신군부 계엄군이 광주 시민들을 무참히 짓밟은 공포의 날들로 다시 돌아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헬기와 장갑차 등의 모습에는 그날처럼 언제라도 군인들이 시민들을 끌고 갈 것만 같은 불안감까지 생겼다고 털어놨다.

김공휴 5·18 부상자회 총무국장은 “믿기지 않는 비상계엄 선포 소식을 듣고 45년 전 그날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두려움이 커졌다”며 “죽은 전두환의 망령이 되살아난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광주 시민사회단체와 각계 인사들은 연이어 입장문을 내거나 시국대회를 열어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규탄했다.

27개 단체로 구성된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4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시민비상시국대회를 열고 ‘헌정 유린 내란죄’ ‘윤석열 체포 구속’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발언대에 서서 “윤석열 정부가 저지른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고 퇴진하는 그날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말했다.

유도은 원불교청소년교당 교무는 "청소년들에게 어른으로서 아버지로서 친구로서 이 자리에 아니 설 수 없었다"며 "민주주의를 따뜻하게 지지할 수 있도록 광주시민과 함께 마음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4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광주시민비상시국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비상계엄 선포를 성토하는 목소리는 각계에서 이어졌다.

5·18 기념재단과 3단체(부상자회·공로자회·유족회)는 이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헌정질서를 파괴한 윤석열 정부는 물러나야 한다”며 긴급 성명을 냈다. 단체들은 광주 서구 5·18 기념재단 오월기억저장소에서 “1979년 10·26 이후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은 과거 1980년 5·18 민주화운동의 악몽을 떠올리게 했다”며 “윤석열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 역사의 심판을 받고, 사법부는 그 일당을 구속하라”고 주장했다.

광주지방변호사회도 성명을 내 “1980년 광주가 군홧발에 짓밟혔던 것과 같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가 군홧발에 짓밟히는 것을 보았다”며 “비상계엄 선포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한 명백한 위헌행위다”고 지적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등 3개 단체는 “윤석열은 민족정기를 말살하고 민주주의를 잔인하게 유린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점에서 즉각 하야와 함께 구속 수사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정선 광주시교육감도 입장문을 내고 “지난 밤의 비상계엄은 우리 모두가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민주주의가 파괴되는 긴박한 상황을 지켜보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었다. 5·18 광주정신으로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했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는 이날 오후 7시부터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열 방침이다.

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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