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외신들은 지난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와 해제 과정을 상세히 보도하면서 자신의 정치 생명을 스스로 궁지에 몰아넣은 자충수라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매체는 이번 계엄 사태가 한국 민주주의를 시험대에 올렸다고 진단했고, 뉴욕타임스(NYT)는 민주주의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뼈아픈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매체 포린폴리시는 3일(현지시간) “궁지에 몰린 윤 대통령은 자신의 권력을 강화하려는 특별한 시도로 계엄령을 선포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만장일치로 거부당하면서 윤 대통령의 ‘셀프 쿠데타’(self-coup)는 굴욕적인 실패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위기는 윤 대통령의 탄핵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NYT는 “윤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하면서 한·미동맹이 수십 년 만에 최대 시험에 직면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그동안 ‘민주주의 대 독재’라는 틀에서 외교 정책을 펼쳐온 만큼 이번 위기를 놓고 힘든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지난 수십년간 아시아에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 중 하나였던 이유는 한국이 민주주의의 등불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촉진을 우선시했던 만큼 한국의 계엄 사태가 특히 아플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는 “윤 대통령이 먼저 행동하면 선수를 칠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 있지만, 그의 행동은 민주주의 국가인 한국에서 정상적인 정치활동을 넘어 1960~1970년대 군부 독재자 박정희의 전술을 연상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정권을 살리려는 듯했지만, 자신의 몰락을 거의 확실하게 만들었다. 스스로 하야하지 않으면 국회는 아마도 그를 탄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윤 대통령의 단명한 계엄령 선포는 바닥난 인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실행한 처절한 도박으로 보인다”며 “권위주의의 향수에 빠진 윤 대통령이 일부에게 호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르겠지만 국회가 만장일치로 (계엄령을) 뒤집으면서 그의 계산이 잘못됐다는 것을 시사했다”고 지적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