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계절이 돌아오면서 손발이 차가워지는 것은 흔한 현상이다. 그러나 따뜻한 환경에서도 손발이 유난히 차갑고 냉기를 느껴 고통을 호소한다면, 단순한 추위 적응 문제가 아닌 ‘수족냉증’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이강건 교수는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온도에서 손이나 발이 지나치게 차가운 상태를 의미한다. 특히 여성 환자에게 많이 나타나며, 임신, 출산, 폐경 등 호르몬 변화와 관련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수족냉증 환자는 따뜻한 곳에서도 손발이 차갑다고 느끼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심한 경우 무릎, 아랫배, 허리까지 냉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수족냉증 자체로는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지만, 기저질환이 원인이라면 추가적인 건강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특히 레이노 증후군과 증상이 유사해 혼동하기 쉽다.
이강건 교수는 “손발 저림과 함께 피부가 푸른빛으로 변하면 레이노 증후군 가능성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경고했다.
수족냉증은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추위에 노출되면 말초 혈관이 수축해 혈액 공급이 감소하면서 손발이 차가워지는데, 호르몬 변화나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 긴장도 영향을 미친다. 원인을 명확히 밝히기 어렵지만, 기저질환이 있다면 이를 치료해야 증상이 개선된다.
수족냉증 관리의 핵심은 추위로부터의 보호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한데, 찬물 노출을 줄이기 위해 설거지나 빨래 시 따뜻한 물을 사용하고, 냉방이 강한 환경에서는 얇은 담요로 체온을 유지한다.
혈액순환에 도움을 주는 가벼운 운동, 반신욕, 족욕 등이 혈액순환에 효과적이다. 특히 근력운동과 심폐운동을 병행하면 체온 조절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복식호흡과 같은 심신 이완법이 신경 긴장을 줄이고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강건 교수는 “수족냉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필요한 검사를 진행하고, 적합한 치료법과 약물을 병행하면 증상이 크게 호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겨울철 건강한 손발을 위해 수족냉증은 단순한 불편함으로 치부하기 쉽지만, 이를 방치하면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특히 기저질환이 동반된 경우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따뜻한 생활 습관과 전문적 진료를 통해 올겨울 건강한 손발을 유지하자”고 당부했다.
의정부=박재구 기자 park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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