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아르로 새 얼굴 보여주는 지창욱…“제 이미지 무너트리는 과정”

Է:2024-11-2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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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얼굴엔 늘 상처가 가득하고, 짙은 멍 자국이 옅어지기 무섭게 또 새로운 상처와 멍으로 얼굴이 채워진다. 항상 사람을 경계하는 듯한 눈초리에 무표정한 얼굴, 어딘가 이질적인 옷차림까지. 무법천지의 강남 뒷골목을 떠도는 하이에나 같은 윤길호를 연기하는 지창욱은 그동안 우리가 알아왔던 그와는 전혀 다른 얼굴을 꺼내놓는다.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지창욱은 “어느 순간부터는 늘 도전이었던 것 같다. ‘솔약국집 아들들’ ‘웃어라 동해야’ 등을 거치며 만들어진 대중이 바라보는 제 이미지가 있는데, 항상 그걸 무너트리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며 “그래서 이런 누아르도 해보고 다양한 모험을 하고 있다. ‘최악의 악’ ‘리볼버’ ‘우씨왕후’, 그리고 ‘강남 비사이드’도 마찬가지다. 항상 도전이다”라고 말했다.

'강남 비-사이드'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강남 비사이드’(강남비)는 화려한 강남의 이면을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부유층과 권력층 사이에 공고히 만들어진 마약 유통 카르텔과 거기에 이용당하는 오갈 데 없는 어린 여성들, 거기서 창출되는 무한한 검은돈. 끊이지 않고 재생산되는 검은 카르텔을 깨기 위해 형사 강동우(조우진)와 브로커 윤길호가 목숨을 건 공조에 나선다.

지창욱은 “윤길호란 인물이 가지고 있는 결핍이나, 강동우가 윤길호를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그 시선들이 재밌게 느껴졌다. 강동우의 색안경은 결국 세상이 윤길호를 바라보는 색안경일 텐데, 저 역시 사람들의 색안경에 비친 제 모습을 느끼며 산다. 그런 지점이 또 재밌었다”며 “윤길호는 인물이 가진 전사(前事)보다 비주얼을 설정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들였다. 시청자들이 길호를 ‘나쁜 놈을 쫓는 미친놈’으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창욱.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드라마 ‘최악의 악’ ‘우씨왕후’ ‘강남비’에 영화 ‘리볼버’까지, 그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거쳐온 캐릭터들을 보면 지창욱에게 덧씌워졌던 색안경을 벗겨내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보인다. 그 변화의 시발점이 됐던 ‘최악의 악’에 출연했던 건 ‘후배들의 젊은 누아르’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었는데, 이후 그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도 바뀌었다. 그의 외모에 대한 칭찬보다 연기력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지창욱은 “제가 가진 숙제 같다. 정신 차려 보니 누군가의 아이돌, 한류스타란 이미지가 생겼는데, 그걸 무너트리고 새로운 내 모습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있다”며 “앞으로는 지창욱이란 배우로서 조금 더 보여주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그걸 위해서 드러나진 않지만,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악의 악’ 이후 연기적인 부분을 많이 봐주셔서 만족도 있지만, 앞으로의 걱정도 있고 (마음이) 복합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강남비’는 새로운 도전이었다”고 덧붙였다.

'강남 비-사이드' 스틸컷.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는 내년 공개를 앞둔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조각도시’에서도 액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액션이 힘들어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그지만, 평상시 활동적인 편이라 액션에 일가견이 있다는 평을 듣는다. 지창욱은 “액션보다는 감정적인 드라마, 휴머니즘이 들어가 있는 이야기를 훨씬 좋아한다. 하지만 액션이라 해도 그냥 액션은 없지 않나. 싸울 때는 화가 나서 혹은 누굴 지키려고 싸우는 거니까 이것 또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액션이 싫다고 하는 건 그냥 투정”이라고 웃었다.

그동안 쌓아온 자신의 이미지를 하나하나 새로운 얼굴로 덮어나가고 있는 지창욱에게 도달하고자 하는 지점이 있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마지막 순간에 ‘배우로서 할 만큼 했고, 재밌게 잘했다’는 생각만 들면 만족할 것 같은데, 그게 너무 어려운 일이라 도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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