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권 초기 내치·외교에서 난항을 겪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주식 투자에서는 최근 5년여간 2배 이상의 수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군사 분야에 심취하는, 일명 ‘밀덕’(밀리터리 덕후)으로 유명한 이시바 총리가 투자한 산업군은 방위산업이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26일(현지시간) 일본 노무라증권 분석을 인용해 “이시바 총리의 보유 주식 수익률이 2020년 이후 102%로 집계됐다”며 “이는 같은 기간 60% 상승한 토픽스(도쿄증권거래소의 주가지수)를 상회하는 수익률”이라고 보도했다. 노무라증권의 분석은 지난주 공개된 이시바 내각 구성원과 배우자의 보유 자산을 근거로 이뤄졌다.
이시바 총리의 주식 투자 수익률은 금융 담당 각료인 가토 가쓰노부 재무상의 83%, 무토 요지 경제산업상의 53%와 비교해도 월등했다. FT는 “이시바 내각 구성원의 2020년 이후 주식 투자 수익률에서 5명이 토픽스를 앞질렀고, 7명은 밑돌았다”며 “(노무라증권의) 분석은 주로 대기업 주식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설명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본 최대 방산 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가와사키중공업을 포함해 모두 7개의 개별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2007년 방위상을 지낸 이시바 총리는 집무실에 전투기 프라모델(플라스틱 모형)을 전시할 만큼 무기·전쟁사 연구에 심취하는 ‘밀덕’으로 유명하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22년 12월 각의에서 국가안전보장전략을 포함한 3대 안보 문서를 개정하면서 국내총생산(GDP)의 1.24% 수준인 방위 관련 예산 할당 비율을 2027회계연도에서 2%로 늘리기로 했다. FT는 “일본 정부가 2022년 방위 예산 증액을 결정한 뒤 이시바 총리의 주식 투자 수익률도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이시바 총리의 이런 투자 수익률은 지난달 1일 취임한 뒤 낮은 내각 지지율과 정상외교에서의 여러 논란과 대조를 이룬다.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지난 25일 마이니치신문 여론조사에서 정권 퇴진 위기 수준인 31%로 집계됐다.
이시바 총리는 지난 15일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에서 의자에 앉은 채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악수한 모습이 일본 언론과 여론으로부터 ‘부족한 외교 경험에 따른 결례’라는 지적도 받았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GoodNews paper Ϻ(www.kmib.co.kr), , , AIн ̿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