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목을 흉기로 찌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67)씨가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재욱)는 27일 살인미수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검찰과 김씨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이 선고한 징역 15년과 보호관찰 5년을 유지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하고,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정치적 견해 차이로 피해자를 적대시하고 악마화하면서 계획적 범행을 저질렀다”며 “자신의 범행 정당성을 강변하는 목소리를 외부에 알리려 했고, 증거가 될만한 소지품도 은닉해 원심 판단이 충분히 수긍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가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주된 양형 사유로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항소심에 이르러서 반성문을 제출하고 피해자에게 사과의 취지를 담은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면서도 “생명을 침해하는 범행은 그 범행 대상이 누구이든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 자체로 중대한 범죄로 비록 범행이 미수에 그쳤더라도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피해자 개인의 생명을 박탈하려하는 행위임과 동시에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자유롭고 공명한 선거를 방해하려는 행위에 해당하는 등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지자로 가장해 접근한 뒤 무방비 상태의 피해자 목 부위를 공격해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김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살인미수방조 등)로 기소된 A씨(75)에게도 원심의 형인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에 대해선 “검찰은 형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A씨의 행위나 그 내용. 범행 전력 등을 고려할 때 원심형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라고 판시하며 검찰의 항소를 기각했다. 검찰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A씨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김씨는 지난 1월2일 오전 10시29분쯤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에서 지지자인 것처럼 이 대표에게 접근해 흉기로 목을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지난 7월 김씨에게 징역 15년과 보호관찰 5년을, A씨에겐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후 검찰과 김씨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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