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한 대학 여학생 기숙사가 응급환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의료진이 모두 남성이라는 이유로 진입을 막아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코로나19 봉쇄 때의 악몽을 떠올리며 생명보다 규정을 중요시한다고 비판했다.
27일 중국 다펑신원 에 따르면 산둥성 쯔보시 쯔보직업대학의 여학생 A씨는 지난 24일 소셜미디어에 기숙사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겪은 일을 올려 학교 측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 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7일 과호흡증후군으로 갑자기 숨을 쉴 수 없게 돼 응급신고번호인 120으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했다. 의료진 3명이 긴급 출동했지만, 남자는 여학생 기숙사에 출입할 수 없다며 당직 여학생이 진입을 막았다. 의료진보다 먼저 도착한 외삼촌도 남자라는 이유로 들어오지 못했다. A씨는 “의료진이 가까이 있는데 들어올 수 없다니 숙소 바닥에 누워 있으면서 무섭고 절망적이었다”고 토로했다.
A씨의 룸메이트가 기숙사 관리원에게 전화해 의료진 진입을 허락받았지만, 이 관리원은 당직 학생이 규정에 따라 잘 대응했다고 칭찬해 반발을 샀다. 당직 학생도 규정을 지키는 게 자신의 의무라고 항변했다. A씨는 “죽은 규정만 받들 뿐, 어떻게 적용할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응급신고전화 120 운영자는 “위기상황에선 사람을 살리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하며 성별을 고려해선 안 된다”면서 “응급출동 신고가 들어오면 바로 의료진을 보내지만, 여성이 신고했다고 여성 의료진을 더 보내진 않는다”고 말했다.
누리꾼들도 “응급처치를 방해하는 사람은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불났을 때 소방관 출동도 막을 거냐” “코로나로 아파트가 봉쇄됐을 때 경비원들이 떠오른다” “작은 권력으로 다른 사람을 통제하는 쾌감을 얻는 것 같다” 등의 댓글로 학교 측을 성토했다.

산둥쯔보직업대학은 26일 공지를 통해 “사건 당일 기숙사 관리원이 소식을 듣고 의료진을 바로 진입시켰다”면서 “학생과 관리원이 직접 만나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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