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특수청소업체가 최근 ‘래커 시위’가 진행됐던 서울 시내 한 여대에 래커 제거 견적을 내러 방문한 후기를 전했다. 업체 측은 래커칠의 범위가 넓고 다양한 석재에 칠해진 점 등을 지적하며 작업이 까다로운 만큼 비용이 상당할 것으로 추측했다.
지난 25일 한 특수청소업체는 네이버 블로그에 ‘여대 낙서, 래커 제거 견적 다녀왔다’는 후기 글을 올렸다. 특정 여대를 언급하진 않았으나 낙서 내용 등을 미뤄보면 최근 남학생 입학을 반대하며 래커 시위가 진행된 서울 시내의 한 여대 캠퍼스인 것으로 추정됐다.
글 작성자는 “정문에 들어서는데 놀라웠다. 넓은 범위에 놀라고 실내에서도 있어 또 놀랐다”며 “낙서가 된 장소도 제각각에 래커도 한두 가지가 아니고 성분이 다른 종류들을 사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실내 대리석에 돼 있는 낙서는 지우고 나서 연마 후 색 조합도 다시 맞춰줘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라며 “래커 제거가 힘들다는 건 못 한다는 게 아니고 하는 과정이 힘들다는 것이다. 작업과정이 까다롭게 힘들기도 하고 반복작업으로 시간이 많이 소요됨과 비용도 더 올라가게 된다”고 부연했다.
실제 낙서가 돼 있는 부분을 자재별로 제거가 되는지 테스트를 해본 결과, 한 벽면에는 약품으로도 어느 정도 래커 제거가 가능했다. 작성자는 “살짝 자국이 남는 듯하지만 고압세척하고 반복작업을 하면 깨끗이 제거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또 다른 낙서는 약품에 반응이 없었다. 그는 “같은 재질의 석재여도 이렇게 다르다”고 부연하며 반복작업을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래커 제거를 시도하다 석재가 훼손된 것으로 추정되는 벽면도 있었다. 작성자는 “석재를 갈아낸 정도가 아니고 손으로 만져보니 움푹 파여있고 조각하다 그만둔 잔해도 만져진다”면서 “이렇게 자재를 상하게 할 거면 (제거 시도를) 안 하느니만 못한 상태가 된다”고 전했다.
래커가 아닌 아크릴물감이 사용된 낙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이 경우 색이 스며들어 약품으로 해결이 안 되고 대리석 폴리싱(연마) 작업이 필요해 상당한 금액이 들어간다고 예상했다.
그는 “제대로 작업하면 웬만큼 지워지겠다”면서도 “래커 제거제, 시너를 들고 제거해본다고 따라 했다간 더 지저분해지고 석재 속으로 (색이) 스며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각에서 제기된 ‘아세톤으로 지울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도 언급했다. 작성자는 파란색 래커가 칠해진 바닥 사진을 올리며 “(제거 시도로) 파란색이 번진 게 눈에 보인다. 제거된 게 아니다”며 “중화처리도 해줘야 하는데 그냥 뒀기 때문에 더 안으로 스며들고, 그 스며든 것을 빼내기 위해 두 세배의 시간을 더 들여야 한다”고 분석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