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평생 교육과 북한 주민·장애인 지원에 헌신한 고(故) 권오덕(아서 킨슬러·1934~2024·사진) 선교사를 추모하는 예배가 21일 열렸다.
킨슬러재단(대표 신영순)은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고 권오덕 선교사 추모예배’를 열고 고인의 유지(遺旨)를 기렸다. 1972년부터 39년간 미국장로교(PCUSA)로 국내 교육기관과 교회, 군대 및 산업체에서 활동한 고인은 은퇴 후 시애틀서 지내다 지난 9월 별세했다. 향년 90세.

1928년부터 36년간 평양에서 불우 청소년 교육에 힘쓴 권세열(프랜시스 킨슬러) 선교사의 아들인 고인은 대를 이어 교육 선교에 동참했다. 1934년 평양에서 태어나 7세 때 일제의 압박으로 미국에 일시 귀국했다 48년 대한민국에 가족과 함께 돌아왔다. 50년 6·25전쟁 발발로 일본 도쿄 외국인학교에서 학업을 마친 고인은 미국 휘튼대와 프린스턴 신학교, 하와이 주립대 대학원을 거쳐 연세대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PCUSA 선교사로 파송 받아 한국에 돌아온 후엔 전남 순천 산업선교사와 대한청소년성경구락부 이사장 등을 지냈다. 연세대 숭실대 장로회신학대에서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할렐루야교회 온누리교회 명성교회 등에서 영어예배를 이끌었다. 98년 방북 이후로는 ‘등대복지회’ 대표로 북한 어린이 급식 지원과 장애인복지관 설립 등에 힘썼다.
추모예배에서는 한국 사회와 교회에 대를 이어 헌신한 고인을 추모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설교자로 나선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는 고인을 “우리 민족에게 있어 참으로 ‘선한 사마리아인’과 같은 존재”라고 추억했다. 김 목사는 “외세에 눌려 비참한 처지에 놓인 한민족에게 선한 이웃이 돼 준 이들 선교사에 대한 고마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고인과 함께 사역에 동참해온 사모님은 지금도 북한 주민에게 선한 사마리아인이 돼주고 있다”며 “고인의 뜻을 따라 한국교회도 지구촌의 강도 만난 이웃을 돕는 데 힘쓰자”고 말했다.

고인의 장남 권요한 서울여대 교수는 “저희 아버지를 목사이자 선교사, 교사이자 친구로 기억하는 분들을 모시고 추모예배를 열게 돼 감동”이라고 인사했다. 또 “조부모인 권세열 선교사 부부 유골을 2001년 서울 마포구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으로 모셨을 때 아버지가 한 말씀이 있다. ‘내 국적은 미국이지만 평생 한국을 위해 살았으니 나도 이곳에 묻히고 싶다’는 것”이라며 “그 뜻에 따르기 위해 유해를 모셔왔는데 이 과정이 순적히 이뤄질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간 여러분이 우리 가족에게 보내준 사랑과 존경, 우정을 잊지 못한다”며 “앞으로의 사역과 활동도 곁에서 힘이 돼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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