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성들이 불법 성매매를 하러 경기침체에 엔저까지 겹친 일본을 찾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과거 일본 남성들이 외국에서 불법 성매매를 하던 때와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 “일본 호황기에는 남성들이 외국에서 불법적인 성매매를 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빈곤층이 증가하면서 외국 남성들이 도쿄로 몰려와 ‘성 관광’을 한다”고 전했다.
일본 ‘청소년을 지키는 학부모 연락협의회’(세이보렌)의 다나카 요시히데 사무총장은 “일본은 가난한 나라가 됐다”면서 “일본에 성 관광을 하러오는 외국인 남성은 백인, 아시아인, 흑인 등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중국인”이라고 SCMP에 말했다. 세이보렌은 지난 10년간 일본 최대 환락가인 도쿄 신주쿠의 가부키초에서 성매매 여성들을 지원해왔다.
다나카 사무총장에 따르면 일본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서 10대와 20대 초반 여성들이 생존을 위해 성매매에 눈을 돌리고 있다. 도쿄의 공원 등지에선 해가 지기도 전에 젊은 여성들이 나와 성매수 남성들을 기다린다.
SCMP는 도쿄에서 불법 성매매를 하는 19세 여성 루아(가명)의 사례를 소개했다.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출신인 그는 “지난 2월 집을 나와 카페 일자리를 구하러 가부키초에 왔는데 ‘호스트’(남성접대부)에게 빚을 져 4월부터 공원에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빚도 갚고 좋은 물건도 사고 싶다. 며칠에 한 번씩 호스트바에 가기 위해 돈을 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하루에 남자 5명을 받는데, 주말에는 2배 정도 많다”면서 “공원에는 다양한 남성이 오지만, 절반 정도는 외국인이다. 영국인 한 명과 대만·중국·홍콩에서 온 단골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성매매 여성들은 폭력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 루아는 “친구 한 명은 몇 주 전 길에서 중국인의 공격을 받았다. 가격 이야기를 하던 중 중국인 남성이 갑자기 친구를 발로 차며 폭력을 휘둘렀다”면서 이런 일이 종종 벌어진다고 말했다.
다나카 사무총장은 “성매수 남성들은 성매매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쉽게 폭력을 휘두른다”면서 “누군가 조만간 살해당할 것 같다. 아무도 이 여성들을 신경 쓰지 않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우려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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