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업계 불황이 이어지면서 신세계면세점이 희망퇴직과 임원 급여 반납 등 강도 높은 비용 감축 작업에 나섰다.
15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이날부터 오는 29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사내게시판에 공지했다. 대상은 근속 5년 이상 사원이다. 근속 10년 미만은 기본급의 24개월치, 10년 이상은 36개월치를 지급하는 조건이다. 이와 별도로 다음 달 급여에 해당하는 전직 지원금을 준다.
신세계디에프가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2015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이어 중국의 경기 둔화, 고환율, 소비 트렌드 변화 등의 어려운 여건 속에 경영 체질을 개선하고 효율성을 높여 지속 성장의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신열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원 7∼8명은 책임 경영 차원에서 이번 달부터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했다. 기한은 정해지지 않았다. 임원 급여 반납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신세계디에프는 지난달 유 대표 직속으로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조 개혁 방안을 검토해왔다. 유 대표는 희망퇴직 공지와 함께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영업구조 변화에 맞는 효율적인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필연적으로 인력 축소를 검토할 수밖에 없었고 무거운 마음으로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 상황이 점점 악화해 우리의 생존 자체를 심각하게 위협받는 상황”이라며 “비효율 사업과 조직을 통폐합하는 인적 쇄신은 경영 구조 개선의 시작점이자 더는 지체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16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295억원 감소했다. 1∼3분기 누적 영업이익도 지난해 778억원 흑자에서 올해 4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소비 트렌드가 바뀌고 달러 강세로 국내외 고객이 예전만큼 면세점을 찾지 않는 데다 인천국제공항 매장 임차료 비용이 증가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다른 면세업체도 비상 경영체제로 전환해 체질 개선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롯데면세점과 HDC신라면세점은 지난 8월 나란히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이 46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손실 98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고 신라면세점도 같은 기간 영업손실액이 163억원에서 387억원으로 늘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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