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대표팀이 대만에 덜미를 잡혔다.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첫 경기에서 패하며 고행길이 열렸다.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겨야 4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B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대만에 3대 6으로 졌다. 4만여 대만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대표팀은 힘없이 무너졌다.
선발 투수가 조기에 강판됐고, 걱정했던 타선은 끝내 터지지 않았다. 선발 고영표는 2이닝 5피안타(2홈런) 2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부진했다. 타선은 대만 선발 린여우민의 공을 공략하지 못하고 속수무책 당했다. 이날 타선에서 제 역할을 한 선수는 김도영 정도였다. 김도영은 이날 3타수 1안타 1볼넷 1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한국은 벼랑 끝에 몰린 채 남은 경기를 치러야 한다. 한 번 더 지면 예선 탈락할 가능성이 크다. B조에 속한 한국은 14일 톈무야구장에서 쿠바와 조별리그 2차전을 갖고 ‘숙적’ 일본과 오는 15일 타이베이돔에서 경기를 한다. 이어 도미니카공화국(16일), 호주(18일)와 경쟁한다. 이번 프리미어12는 6개 국가씩 A·B조를 이뤄 경기를 치르고 조 2위까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슈퍼라운드(4강)에 오른다.
승부는 일찌감치 갈렸다. 한국은 2회 대만의 공격 때 홈런 2방을 맞고 대거 6점을 내줬다. 2사 만루 상황에서 대만 1번 타자 천천웨이에게 그랜드슬램을 허용했다. 천천웨이는 고영표의 초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이어 2번 린리에 2루타를 줬고 곧바로 3번 천제슈엔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점수 차가 0-6으로 벌어졌다.
한국도 추격에 나섰으나 따라잡진 못했다. 4회 2점을 만회했다. 선두 타자 문보경이 볼넷으로 나가고 송성문이 진루타를 쳐 1사 2루 상황에 나온 김도영이 린여우민에게 1타점 2루타를 뽑아냈다. 한국의 대회 첫 안타와 타점을 김도영이 만들었다. 또 박동원의 중견수 앞 안타로 김도영이 홈을 밟으면서 2점째를 뽑아냈다. 또 7회 대타 나승엽의 2루타가 심판의 오심 덕에 홈런으로 바뀌며 한 점 더 따라붙었다. 그러나 더이상의 득점은 없었다.
이날 경기 유일한 위안거리는 실전에서 막강 불펜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고영표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최지민은 3회와 4회 연속으로 삼자범퇴 처리하는 등 2⅔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몸 맞는 공 1개만 주고 대만 타선을 묶었다. 곽도규, 김서현, 유영찬, 조병현도 추가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