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통계 작성 이후 국내에서 첫 백일해 사망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청은 백일해로 입원 치료를 받던 생후 2개월 미만의 영아가 지난 4일 증상 악화로 사망했다고 12일 밝혔다.
백일해 1차 예방접종을 받기 전이었던 이 아기는 기침, 가래 등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다가 지난달 31일 백일해 확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질병청은 “국내 백일해 환자가 영유아와 소아, 청소년을 중심으로 꾸준히 나오고 있으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2011년 백일해 사망자 수 집계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백일해는 백일해균에 의해 생기는 호흡기 질환으로, 수두·홍역과 같은 제2급 법정 감염병이다.
백일해란 이름은 100일 동안 기침을 한다는 의미로 스스로 조절할 수 없는 발작성 기침이 4주 이상 이어지는 것이 주요 증상이다.
초기엔 콧물, 결막염, 눈물, 경미한 기침, 발열 등의 가벼운 상기도 감염 증상이 나타나다 중기에 접어들면 무호흡, 청색증, 비출혈, 경막하 출혈, 하안검 부종 등도 발생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백일해가 전국적으로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292명에 그쳤던 백일해 환자는 올해 경우 11월 첫째 주까지 3만332명이 발생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줄어들었던 백일해 등 호흡기 질환의 발생이 최근 증가하고 있다”며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 두기로 감염이 줄어들면서 면역도 약해져 이번 유행 주기에 폭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이러한 백일해 유행 상황에서 고위험군의 보호가 필요하며, 특히 생후 첫 접종 이전 영아가 백일해에 면역을 갖고 태어날 수 있도록 임신부의 예방접종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일해 감염 시 중증화 가능성이 높은 1세 미만 영아는 생후 2, 4, 6개월마다 기초 접종을 해야 하며, 이후 15~18개월에 4차, 4~6세에 5차, 11~12세에 6차 접종을 맞아야 한다.
임신부의 경우 27~36주 사이에 1회 접종하면 모체 면역을 통해 첫 기초백신을 접종하기까지 2개월 동안 공백을 메울 수 있다.
또한 질병청은 “고위험군, 영유아 부모, 의료종사자, 산후조리원 근무자 등 성인들도 백신을 맞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6차 접종 이후 시간이 흐르면 면역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질병청은 10년에 한 번씩 추가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박선영 기자 pom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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