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에서 실종신고가 접수됐던 40대 가장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피의자 A씨(40대)가 생활고를 이유로 계획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실토했다. 흉리를 미리 준비하고 대상을 물색했으며 범행 이후엔 증거인멸까지 시도했다.
11일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오후 서산시 동문동의 한 식당 주차장 근처에 있던 차에 침입해 운전자 B씨(40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뒤 40대 가장인 B씨의 지갑 등에서 10만원가량을 훔쳐 달아난 혐의(강도살인)로 조사받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범행 당일 흉기를 소지한 채 식당가를 배회하며 술에 취한 고가의 승용차 소유주 등을 상대로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일면식이 전혀 없는 사이였다.
범행 당일 오후 9시40분쯤 B씨가 승용차(렌터카) 뒷좌석에 앉는 걸 본 A씨는 곧바로 차 안으로 들어가 10분여 만에 살해한 뒤 그대로 B씨의 차를 몰고 현장을 벗어났다.
A씨는 오후 9시57분쯤 동문동 모처에서 B씨의 휴대전화기를 버렸고 오후 10시쯤 수로 변 인근에 B씨의 시신을 유기한 뒤 오후 10시12분쯤 한 아파트 인근 야산 공터에 차를 세우고 불을 지른 뒤 달아난 것으로 조사됐다. 살해·시신 및 휴대전화 유기·차량 방화 등까지 걸린 시간은 모두 합해 32분에 불과했다.
차가 불타는 걸 본 부근 아파트 주민이 당일 오후 10시20분쯤 119에 신고했으며 다음 날인 9일 B씨 가족으로부터 실종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인근 도시에 거주 중인 B씨는 당시 서산에서 모임을 가진 뒤 가족에게 “대리 기사를 불러달라”고 연락한 뒤 차량 뒷좌석에서 기다리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전날 오후 5시쯤 지인의 집에 숨어있는 A씨를 체포했다. 서산지역 회사원인 A씨는 평소 도박 빚 등으로 부채가 많아 생활고를 겪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범행을 시인하며 “B씨 지갑 등에서 10여만원을 훔쳐 달아났고 흉기는 버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돈이 많아 보이는 차량 운전자를 상대로 현금 등을 훔칠 목적으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자세한 경위를 파악한 뒤 이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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