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불리는 리비안에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대규모로 공급한다. 르노와 벤츠, 포드에 이은 대규모 수주로 ‘K-배터리’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애리조나 법인과 미국 전기차 업체 리비안이 원통형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공급 제품은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원통형 46시리즈 배터리 중 ‘4695(지름 46㎜·높이 95㎜) 배터리’다. 물량은 총 67GWh(기가와트시)이며 5년간 공급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구체적인 계약 금액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약 8조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한다. 셀 가격을 ㎾(킬로와트)당 100달러라고 가정했을 때다.
4695 배터리는 리비안이 새롭게 출시할 전기 SUV R2에 우선 탑재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46시리즈 제품을 향후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부른다. 기존 원통형 배터리(2170)와 비교해 에너지 용량이 6배 이상 향상됐기 때문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에너지당 공정 횟수 감소로 비용 및 시간 면에서 생산성이 향상돼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가 잇따라 대규모 공급 계약 성과를 내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전방에서 이끌고 있다”며 “특히 이번에 공급되는 46시리즈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하면서도 안전성을 확보한 하이니켈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잇따라 대규모 수주에 성공했다. 르노와 벤츠, 포드에 이어 이번 리비안과의 4695 배터리까지 파우치 배터리 중심에서 46시리즈 등 다양한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중이다. 특히 리비안에 공급되는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2번째 단독 생산 공장이자, 첫 원통형 전용 공장인 애리조나 공장에서 생산된다. 애리조나 공장은 올해 본격 착공을 시작한 뒤 순조롭게 건설이 진행 중이다. 현재 기초 공사를 마치고 철골 작업이 마무리 중이다. 미국의 차기 트럼프 정부에도 미국 내 생산에 대한 우호적인 반응을 기대할 수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장은 “이번 공급 계약은 차세대 원통형 분야에서의 압도적인 기술 우위를 인정받은 결과”라며 “한발 앞선 안정적 공급 역량 기반으로 고객가치를 더욱 차별화해 시장 선점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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