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기존 4.75∼5.0%에서 4.50∼4.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지난 9월에 이어 다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연준은 이틀간 진행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이같은 기준금리 인하 내용을 밝혔다.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는 그동안 시장이 예상해온 것과 일치한다. 연준은 지난 9월 FOMC 회의에서 4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이후 이날 다시 금리를 내렸다. 이에 따라 한국(3.25%)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다시 줄었다.
연준은 성명에서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계속 견고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올해 초부터 노동시장 상황은 전반적으로 완화됐고 실업률은 상승했지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은 FOMC의 2% 목표를 향해 진전을 이뤘지만,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약간 상회하는 2.1%였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사퇴를 요구해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뒤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사퇴를 요구할 경우 그만둘 것이냐는 기자 질의에 “안 하겠다(No)”라고 짧게 답했다. 또 대통령이 파월 의장을 포함한 연준 이사진을 해임하거나 강등시킬 법적 권한이 있느냐는 질의에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동안 연준의 역할에 대해 불만을 표시해왔다. 연준이 지난 9월 빅컷을 단행하자 ‘정치 행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2018년 1기 재임 시절 파월 의장을 지명했지만 파월 의장이 금리 인하 요구를 거부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트럼프가 대선 공약대로 보편 관세를 도입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 이와 관련 파월 의장은 “단기적으로는 선거가 연준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독립 기관이어서 대통령이나 행정부의 승인 없이 금리를 결정한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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