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은 극장이다’라는 슬로건으로 지역 고유 콘텐츠를 활용한 창작극을 선보인 ‘2024 강릉페스티벌’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강원 강릉시는 7일 “올해 강릉페스티벌은 3개 작품 15회 공연으로 지난해보다 적은 공연 횟수였음에도 관객수가 3500여명, 전 좌석 매진 회차도 7회나 됐다”며 “지역 공연예술축제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전했다.
올해 2회째인 강릉페스티벌은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강릉아트센터와 문화예술교육시설 ‘꿈꾸는 사임당 예술터’(꿈터)에서 진행됐다. 강릉시가 지난해부터 추진 중인 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 ‘강릉 관광 브랜드 공연’의 일환이다.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에서 선보인 미디어 퍼포먼스 ‘로스팅 드림즈’는 미디어아트 분야 첨단 기술과 현대무용, 아트서커스, 아크로바틱 등을 융합한 작품으로 장르의 경계를 허문 것으로 평가된다.

이 작품은 강릉 지역 주요 콘텐츠로 자리 잡은 커피를 소재로 주인공 청년이 꿈을 이뤄가는 여정을 그렸다. 대사가 없는 ‘넌버벌’ 공연으로 외국인 관광객도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미디어아트 선두주자로 꼽히는 라이브랩이 제작했다.
뮤지컬 ‘리-매치’는 강릉 사천마을의 세시풍습과 전통문화 ‘사천하평답교놀이’를 재료로 두 마을의 대립과 남녀 간 사랑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냈다. 전통 멜로디를 살린 현대적 편곡으로 강릉 시민의 적극적 관람을 이끌어냈다고 한다.
강릉페스티벌 관계자는 “대중적으로 친숙한 뮤지컬 장르라는 강점과 오랜 기간 강릉 지역을 기반으로 공연을 만들어온 아트컴퍼니 해랑의 경험치가 쌓여 창작콘텐츠의 위력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플래닝그룹 이도가 제작한 이머시브(관객 참여형) 연극 ‘태양의 발견’은 교실, 사무실 등으로 사용하는 꿈터를 비현실적 공간으로 꾸민 실험적 공연이었다. 꿈터는 경포초등학교가 이전하면서 폐교가 된 건물을 강릉시가 문화예술 공간으로 사용하려고 매입한 시설이다.
이 연극은 관객이 직접 극에 참여해 게임을 하듯 곳곳을 이동하며 즐기는 형식이다. 일상 공간을 공연장으로 탈바꿈했다는 점에서 ‘강릉은 극장이다’라는 슬로건에 걸맞은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공연장인 강릉아트센터와 꿈꾸는 사임당 예술터 일대는 체험형 프로그램과 버스킹 공연 등 부대행사로 채워졌다.
강릉아트센터 야외광장은 ‘우리. 한 걸음. 쉼.’이라는 테마로 빈백과 해먹을 비치해 휴식 공간으로 조성했다. ‘나도 바리스타’ 부스에서는 라떼 위에 사진을 출력하고 라떼아트펜으로 직접 그림을 그리는 체험을 진행했다.

야외광장 한쪽에는 강릉 전통문화를 접해보는 기회로 거대한 섶다리를 놓아 가족이나 연인 단위로 직접 건너보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게 했다.
꿈꾸는 사임당 예술터 별관 마당에는 ‘태양의 발견’ 종료 후 티타임 형식으로 배우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관객이 궁금한 점을 배우와 연출가에게 물어보고 사진도 찍었다.
강릉페스티벌 이주아 예술감독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연이 이뤄지는 극장 내부 공간뿐만 아니라 극장 외부 공간의 심리적 거리까지 고려했다”며 “우후죽순 화려하기만 한 부대행사가 아니라 ‘쉼’이라는 주제를 공연과 연계해 풀어냄으로써 지역축제의 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페스티벌에서 선보인 세 작품에 대해 다수 전문가·전공자가 “지역축제를 넘어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을 수준의 작품 구성”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축제 기간 중 갑작스레 내린 비에도 불구하고 강릉시민을 비롯한 많은 관광객이 찾아 다양한 공연을 즐기며 페스티벌의 열기를 더했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 성과를 발판 삼아 내년에는 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의 지속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함으로써 문화관광도시 강릉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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