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 입주민들이 단지 내 도로를 지나는 외부 차량에 통행료를 부과하기로 결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부산 남구에 따르면 최근 LG메트로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외부 차량에 시설 이용금을 부과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부터 외부 차량은 이 단지에 진입한 순간부터 30분마다 500원씩을 내야 한다.
입주자대표회 측은 단지 내 도로를 지름길로 이용하려는 외부 차들로 인해 등하교 시 어린이들의 안전 문제와 교통사고가 발생하고 도로파손 등의 입주민 민원이 폭주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남구청에 도로포장 비용 일부 지원을 요청했으나 사유지라는 이유로 거절당해 입주민 관리비 10억원을 도로포장에 썼다고도 전했다.
해당 아파트는 부산 최대 규모 단지로 80개 동에 7300여가구가 살고 있다. 단지 한가운데로는 부산시 소유 도로가 관통하고 이와 연결된 아파트 소유의 사유지 도로가 왕복 4차로로 조성돼 있다.
이 아파트는 2019년 불법 주정차 문제가 심각하자 사유지 도로 부분에 대해서는 1시간 넘게 머무를 경우 주차비 성격의 시설 이용비를 부과해 왔다. 이번 조치는 그동안 이용비를 부과하지 않았던 ‘통행 차량’에 대해서도 진입 시부터 돈을 받도록 규정을 강화한 것이다.
이 아파트 단지 내에는 학교 4곳이 들어서 있어 등하굣길 아이를 데리러 온 학부모들의 차량 이용이 많다고 한다. 단지 도로를 20년 넘게 통행로로 이용해 왔던 인근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남구에 민원을 잇달아 내면서 반발하고 있다.
남구청 측은 아파트가 통행료 성격의 돈을 받을 수 있는지 법률 검토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2019년 해당 아파트가 시설 이용금 부과를 위해 진입 차단 시설을 설치할 때는 신고 의무를 지키지 않아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한 적이 있지만 시설 이용금 부과 자체는 법 위반이 아니어서 남구가 별도로 재재하지 않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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