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3선 도전을 향한 시동을 걸자 거센 후폭풍이 불고 있다. 경기단체연합회와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체육회 내부에서 이 회장의 연임에 대한 엇갈린 입장이 나오면서다. 이 회장의 연임 도전을 좌우할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체육회 경기단체연합회는 7일 “노조가 특정인의 불출마를 강요하고 스포츠공정위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시위는 공정성을 훼손한 것”이라며 “명백한 선거개입이자 선거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체육회 산하 83개 경기단체와 17개 시·도체육회로 구성된 연합회가 사실상 지지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최근 이 회장은 체육회 정관에 따라 3연임 도전을 위한 심의를 공정위에 요청해 지난 4일 사전 심의가 이뤄졌다.
연합회는 “체육회장 선거는 외부의 간섭 없이 치러져야 한다. 특정인에게 불이익을 주고자 하는 시도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체육회 노조에는 “본연의 업무에 집중해 선거의 공정성과 중립성 확보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두 차례 이 회장에 대한 규탄 성명서를 냈던 체육회 노조는 공정위 사전 심의 일정에 맞춰 불출마를 촉구하는 기습시위를 벌였다. 노조는 “정부와 국회를 무시하고 꼼수로 연임에 도전하는 이 회장은 물러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공정위에 “공정과 상식의 가치에 입각해 이 회장의 연임 안건을 심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 회장이 체육회 직원들에게 반복적으로 비위 행위를 지시하고 은폐를 시도했다는 주장과 함께 퇴진 및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공공기관 노조협의회(문노협)가 체육회 노조와 연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장의 연임 심사 결과는 오는 12일 공정위 전체 회의에서 나올 예정이다. 체육회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 체육회를 둘러싼 잡음이 외부에서 이어지다 보니 내부에서도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며 “각 구성원마다 이 회장의 연임 도전 행보를 바라보는 입장이나 시각이 달라 의견은 제각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차기 42대 체육회장 선거는 내년 1월 14일 실시될 예정이다. 후보자 등록 신청은 다음 달 24일과 25일 양일간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진행된다. 3선을 노리는 이 회장을 제외하면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 김용주 전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 박창범 전 대한우슈협회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등 5명이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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