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장갑차가 우크라이나와의 접경지대에 북한군으로 추정되는 군인을 내려놓고 떠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러시아군과 북한군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모습에 북한군이 ‘총알받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러시아군 BRT-82 장갑차 2대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칼리노프 마을 남쪽 4㎞ 거리에 있는 수목 지대를 공격하는 우크라이나군 드론 영상을 보도했다. 영상을 보면 장갑차가 수목 지대 근처까지 달려간 후 기관포 사격을 하며 탑승한 보병들에게 하차를 지시한다. 하차한 보병은 전투 대형을 갖추지 못 한 채 장갑차 주변에서 우왕좌왕한다. 장갑차가 이들 3명을 남겨둔 채 차를 돌려 돌아가는 장면도 담겼다.
러시아에 배치된 북한군은 대부분 보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을 거의 받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된 북한군으로서는 차량이나 장갑차 중심의 러시아군 전략이 낯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은 RFA에 “해당 영상에 대해 분석 중인데, 아마도 장갑차를 모는 러시아군과 탑승병력이었던 북한군 사이에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 일어난 일로 추정 중”이라며 “사실상 아무 교육 없이 바로 투입됐기 때문에 앞으로 대부분의 북한군은 이번 영상에서 보인 것처럼 러시아군과 손발이 안 맞아 적전에서 전열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리투아니아 단체 대표는 북한군이 최대 8만 8000여명의 병력을 파병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이 정도 병력을 충분히 무장시킬 수 있는 무기 생산 능력이 없다”며 “대부분 대포밥, 총알받이로 희생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했다.
러시아군과 북한군의 소통 장벽이 포착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28일(현지시간)에는 친우크라이나 단체 텔레그램에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병사가 한글을 공부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이 병사는 한글로 ‘안녕하세요’ ‘러시아에서 왔습니다’ 등이 적힌 종이를 들고 공부 중이었다. 영상을 촬영 중인 남성이 “공부가 잘 되어가냐”고 묻자 이 병사는 “빌어먹을. 이해가 하나도 안 된다”며 “진짜 모르겠다”고 답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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