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회자 자녀(PK·Pastor’s Kid)들이 뭉쳐 미자립교회들을 돕는다. 청년들이 없는 교회를 찾아 예배와 각종 행사를 돕는가 하면 일손이 부족한 농촌 교회에선 어린이와 노인들을 돌본다. 재정적으로 어려운 교회들을 위해 십시일반 모아 월세까지 지원한다. 20대부터 40대까지 아우르는 PK 모임 ‘PK러브(대표 유한영 목사)’의 활약상이다.
지난 29일 서울 구로구 다움교회(유한영 목사)에서 만난 PK러브의 현하영(30)씨는 “중학생 시절 부모님의 소개로 단체를 알게 됐다”며 “교회와 가정이 긴밀히 연결된 상황에서 신앙적 고민이 있어도 의지할 곳이 없어 힘들었는데 PK러브에서 만난 PK들과 함께 예배드리며 회복을 경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PK러브의 ‘PT 예배’(PK들의 Tuesday devotion)는 PK들이 주도하는 예배로 예배팀, 음향, 안내까지 모두 PK들이 섬기고 있었다. PK러브 멤버 50여명은 이 교회에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리며 회복과 격려의 시간을 가졌다. 다움교회는 올해 유 목사가 개척한 교회로 PK러브의 모임 장소로도 사용되고 있다.
PK러브는 2000년 설동욱(예정교회) 목사가 시작한 PK세미나에서 출발했다. 대표 유한영 목사가 청년 시절 이 모임에 동참했는데 2005년부터 본격적인 사역단체로 변모했다. 유 목사는 “PK들은 부모와 목회자의 부재를 동시에 느끼고 자라는 존재이며 신앙적 돌봄을 필요로 한다”면서 “PK러브는 이들에게 실제적인 도움과 더불어 예배 회복을 돕는 공동체”라고 소개했다.

눈길을 끄는 건 개척·미자립교회의 니즈(Needs·바람)를 잘 알고 있는 PK러브가 꾸준히 펼치고 있는 ‘틈새 사역’들이다. 20명 미만의 정원인 작은 교회를 위한 ‘연합수련회’를 8회째 이어가는가 하면 청년부서가 없는 작은 교회를 직접 찾아가 돕는 ‘출동 사역’은 15년간 펼치고 있다. 일손이 부족한 농촌 교회를 찾아가 돕는가 하며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교회의 임대료 일부를 지원하는 ‘조금드림’ 사역도 펼쳤다. 지금은 교회의 필요에 따라 작은 선물과 후원을 전하는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PK러브의 사역은 교회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작은 교회 PK들이 신앙 안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현재 PK러브에 있는 120여 명의 회원은 3개의 기도반으로 나뉘어 각 반에서 3~40명이 함께 신앙적 교제를 하고 있다. 각 기도반에는 리더 한 명이 10명의 PK를 맡아 양육하며 함께 기도하고 고민을 나누는 신앙적 유대감을 형성한다.

작은 개척교회 목회자의 아들인 김요셉(32)씨는 “신학생 시절 이곳에서 신앙적 갈급함을 채우고 교회의 사명을 배우게 됐다”며 “PK러브는 영적 고향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조금드림 사역으로 지방의 작은 교회를 찾아가 힘이 돼드린 경험이 깊이 남았다”며 “우리가 드린 선물과 후원은 흔들리지 않는 신앙의 모습을 보여준 목사님과 사모님께 받은 은혜와 위로에 비하면 너무나 작다”고 고백했다.
글·사진=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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