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지병으로 별세한 인도 타타 그룹 명예 회장 라탄 타타가 반려견에게 1600억원을 넘는 유산의 상당 부분을 ‘티토’라는 이름의 저먼 셰퍼드 반려견에게 물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7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 보도에 따르면 타타 회장의 유언장 내용에는 그의 유산 9100만 파운드(약 1633억원)의 절반 이상을 티토에게 물려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인도 현지 언론들은 타타 회장의 유산 중 1000억원가량이 티토에게 넘어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타타 회장은 티토 몫 외 나머지의 대부분을 집사 겸 총괄 비서, 요리사에게도 남겼다. 비서와 요리사는 티토를 돌보고 있는데 티토에게 제한 없는 보살핌을 제공하는 것이 유산 상속의 조건이다.
타타 회장의 절친한 친구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타타 회장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이 놀랍지 않을 것이다. 이 유언장은 애완동물과 가까운 보좌관 2명이 그에게 준 기쁨과 보살핌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말했다.
타타 회장은 그룹 창업자인 잠셋지 타타의 증손자로 1937년 태어났다. 미국 코넬대에서 건축학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1991년부터 타타를 이끌며 2004년에는 옛 대우자동차 상용차(트럭) 사업 부문(현 타타대우상용차)을, 2007~2008년에는 영국 재규어-랜드로버를 각각 인수했다. 지난 1분기(1~3월) 말 기준 매출액만 1650억 달러(약 228조원)에 이를 정도로 큰 기업이다. 자동차와 통신, 금융 등 다양한 사업을 벌여 인도의 삼성이라고도 불린다.
타타 회장은 재벌가에서 태어나 인도 최대 기업을 이끌면서도 독신으로 지내며 소박한 삶을 이어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은퇴할 때는 회장직을 집안 사람이 아닌 지주사 타타 선즈의 2대 주주인 미니트리 그룹의 사이러스 미니트리에게 물려줬다. 다만 은퇴 이후 미니트리 가문과 경영권 다툼이 발생, 2016년 미니트리 회장이 축출된 뒤 몇 달간 복귀한 적도 있다. 현재는 타타 인턴 사원 출신인 전문 경영인 나타라잔 찬드라세카란이 이끌고 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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