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오는 30일(현지 시각) 회의를 개최한다.
28일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에 따르면 안보리 의장국인 스위스의 주유엔 대표부는 오는 30일 오후 3시에 이런 회의를 소집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공지했다. 대표부는 회의 소집 경위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한국과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슬로베니아, 몰타의 지지를 받아 (회의 소집을) 요구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이에 앞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인도와 그 결과가 우크라이나 사태의 평화적 해결 전망에 미칠 영향’에 대해 논의하자”라며 오는 31일 유엔 안보리 회의를 소집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오는 30일 회의에서는 러시아와 북한 간 최근 밀착 관계를 둘러싸고 여러 우려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전쟁 당사자인 우크라이나는 2년 9개월 차로 접어든 러시아의 침공전이 북한의 파병으로 인해 더 길어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한국은 북한이 러시아전 참전을 계기로 현대전 경험을 쌓아 한반도에서 군사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엄중히 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는 우크라이나전이 서방과 권위주의 국가 간 진영 대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북한이 파병 대가로 러시아에서 첨단 군사 기술을 이전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스푸트니크 통신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러시아와 북한이 새로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했으며 여기에는 상호 군사 지원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짚었다. 해당 조약 제8조에는 “쌍방은 방위 능력을 강화할 목적하에 공동 조치들을 취하기 위한 제도들을 마련한다”라고 돼 있다.
한편 북한군의 러-우전 투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지난 27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화상 연설을 통해 “북한군이 며칠 안에 전장에 가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같은 날 러시아군이 북한 병사들을 트럭에 실어 최전선으로 수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은 28일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나토(NATO·북대서양 조약 기구) 본부를 방문해 동향과 대응 방향을 논의하면서 우크라이나에 현지 모니터링단을 파견하고 우크라이나군을 지원할지를 협의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하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 북한의 파병 동향에 따라 우크라이나를 단계적으로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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