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된다는 기적”…육아 조언과 위로 전하는 토크 콘서트

Է:2024-10-20 14:42
:2024-10-2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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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소사회 홀리 브리지] 월드휴먼브리지 ‘모아사랑 프로젝트’

이민주(왼쪽) 이민주육아연구소 소장과 개그우먼 정경미씨가 지난 12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열린 2024 모아사랑 힐링토크콘서트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제공

“의사들은 아이가 오래 버티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2주를 버텨줬지만, 결국 아이는 심장 문제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육아 전문가로 잘 알려진 이민주 이민주육아연구소 소장은 무대 위에서 잠시 말을 멈추며 감정을 추스렸다. 객석 여기저기에서 훌쩍이는 소리가 이어졌다. 지난 12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열린 2024 모아사랑 힐링토크콘서트 현장에서다. 콘서트를 찾은 이들 가운데 한 눈으로 봐도 임산부로 보이는 예비엄마와 젊은 부부가 적지 않았다.

이 소장은 자신의 아픔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다시 말을 이어갔다. “엄마가 된다는 건 당연한 일이 아니었어요. 다시 임신하고 기적처럼 아이를 품에 안았을 때, 엄마가 된다는 게 얼마나 큰 기적인지 깨달았죠.” 현재 이 소장은 5살 아이를 키우고 있다. 이날 이 소장은 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부와 예비 부모들을 위해 육아에 임하는 마음가짐을 네 가지로 정리해 조언했다.

첫째, 나만의 시간을 가지라. 엄마나 아빠도 자신의 시간을 가져야 아이에게 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둘째, 작은 행복을 찾으라. 반복적인 육아 속에서도 소소한 행복을 찾아야 지치지 않을 수 있다. 셋째, 나다운 육아를 하라. 이 소장은 다른 부모와 비교하지 말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육아를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마지막으로는 “너무 서두르지 말라”며 “육아는 마라톤과 같아서 중도에 멈출 수 없으니 천천히 나만의 속도로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들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위로하며 “나다운 육아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출산·육아 돕는 콘서트
모아사랑 힐링토크콘서트는 단순한 강연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만나교회(김병삼 목사)에서 출발한 기독NGO 월드휴먼브리지(대표 김병삼 목사)가 주최한 이 콘서트는 부모들의 육아 어려움을 나누고 위로하는 자리다. 동시에 예비 부모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며 출산과 육아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모아사랑은 2010년 서울여성프라자 아트홀에서 ‘태교음악회’로 시작했다. 당시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226으로 지난해 합계출산율 0.68보다 두배 가까이 높았다. 고요한 월드휴먼브리지 팀장은 “이 프로그램은 저출산 문제가 국가적인 과제로 떠오르기 전부터 꾸준히 진행됐다”며 “임산부들이 출산과 육아의 긴장을 덜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출발했다”고 소개했다.

안양, 대전 등 월드휴먼브리지 지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115회 이상의 태교음악회가 열렸다. 2만여명의 임산부가 이 행사를 통해 출산과 육아에 대한 정서적 지원을 받았다. 출산 장려 활동의 성과를 인정 받아 2018년부터 꾸준히 행정안전부 주관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지원사업에 선정됐으며 2016년에는 인구의 날 기념 ‘출산친화정책 기여’ 부문에서 보건복지부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코로나 기간 모임이 어려워지면서 태교콘서트도 온라인 전환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해 모처럼 오프라인 콘서트를 재개했다. 이때부터 행사 명칭도 ‘태교’를 빼고 ‘모아사랑’으로만 부르기로 했다. 모아사랑은 엄마와 아이를 뜻하는 한자 모아(母兒)에서 따온 이름이다. 결혼을 준비하는 예비 부부와 출산을 고민하는 사람들까지도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문을 넓혔다. 1년에 많게는 13번까지 열리던 콘서트 횟수는 2회로 줄였다. 대신 각 회차의 규모를 키웠다. 고 팀장은 “수도권에 비해 지역에는 임산부 자체가 많지 않다”며 “더 많은 잠재적 부모들이 출산과 육아를 준비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대상을 확장했다”고 말했다.

조현일(왼쪽) 경산시장과 김종원 대경월드휴먼브리지 대표가 12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모아사랑' '사랑해 아가야'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제공

낳기 두려운 시대에 던지는 위로
이번 콘서트에서도 이 소장의 강의뿐 아니라 개그우먼 정경미씨가 함께하는 ‘육아 토크’ 순서가 참가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 참가자들이 미리 적은 질문에 이 소장과 정씨는 선배 엄마로서 허심탄회하게 답을 내놓았다. 특히 정씨는 육아와 일의 균형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아이를 키우며 일과 경력 단절의 어려움을 겪었지만,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 않았어요. 나만의 시간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걸 배웠죠.”

콘서트 마지막 순서인 출산용품 경품 추첨시간에는 젖병소독기, 유모차, 애플워치 등 푸짐한 선물을 참석자들에게 선물했다. 행사 종료 이후에는 행사에 참석한 임산부들에게 12종의 출산용품 가방 세트가 전달됐다.

행사 이후 참가자들은 만족스러운 후기를 남겼다. 한 예비 엄마는 “육아를 위해 너무 많은 걸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들으며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엄마는 완벽해야 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었는데 나만의 속도로 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정말 위로가 됐다”고 했다. 월드휴먼브리지 대표인 김병삼 만나교회 목사는 “모아사랑 프로젝트는 부모들이 출산과 육아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나누고 함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장”이라며 “아이 낳기 두려워하는 시대에 정서적 공감과 위로는 물질적 지원 못지 않게 중요하다”고 행사의 의미를 밝혔다. 김 목사는 “앞으로도 월드휴먼브리지는 출산 장려와 육아 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그맨 이정규씨가 지난 12일 경북 경산시 영남대에서 열린 2024 모아사랑 힐링토크콘서트에서 사회를 보고 있다. 월드휴먼브리지 제공

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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