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7일 가자전쟁이 시작된 후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공한 군사적 지원액이 24조원이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4일(현지시간) 가자전쟁 이후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해 어떤 군사적 지원을 했는지 상세히 보도했다.
브라운대학교의 전쟁비용프로젝트 분석에 따르면, 가자전쟁 이후 1년간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은 179억 달러(약 24조3700억)를 넘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수치에는 무기 판매, 군사 자금 조달, 긴급 지출, 무기 이전 등이 포함돼 있다.
WP는 이 추정치가 발표된 후 미국이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시스템을 배치하기로 했다며 이스라엘 지원액은 이보다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에 사드를 배치하고 이를 운용하는 미군 병력도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는 가장 진보된 미국 미사일 방어 시스템 중 하나로 날아오는 탄도 미사일을 파괴한다. 사드 미사일 한 발의 가격은 수천만 달러로 추정되며, 1개 포대에 48개의 미사일이 배치된다.
WP는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수출 내역 중 상당수는 공개되지 않았다면서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 공습에서 미국이 제공한 무기를 사용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스라엘이 지난달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살해했을 때도 미국이 지원한 2000파운드 폭탄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일부 공개된 무기 판매 내역도 있다. 지난해 말 백악관은 이스라엘에 1억6550만 달러 상당의 탱크 탄약 카트리지와 장비 약 1만4000개를 판매하고, 1억4750만 달러 상당의 155㎜ 포탄 및 관련 장비를 판매하는 것을 승인했다.
WP는 지난 3월에 미국이 지난해 10월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100종 이상의 무기 판매를 조용히 승인했으며, 여기에는 수천 개의 정밀 유도 군수품, 소구경 폭탄, 벙커버스터, 소형 무기 등이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스라엘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은 심각한 인권 침해를 저지르거나 인도주의적 지원의 이동을 차단한 외국 세력에 대한 미국의 군사 지원을 금지하는 법률을 위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스라엘 공습에 의한 가자지구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서방의 군사 지원에 대한 조사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영국, 캐나다, 일본, 네덜란드, 스페인, 벨기에 등 많은 미국의 동맹국들은 이미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 장비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수출 무기들이 전쟁범죄에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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