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커피브랜드가 판매하는 텀블러의 위조상품을 만들어 유통시킨 일당이 특허청에 적발됐다.
특허청 상표특별사법경찰은 총책 A씨(53) 등 위조상품을 제조한 일당 9명을 상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A씨 일당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S사의 텀블러 약 13만점을 국내에서 제조·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판매한 제품을 정품시가로 환산하면 62억원 규모다.
과거 위조 텀블러를 매입해 판매하던 A씨는 단순히 위조상품을 들여오는 것을 넘어 독자적인 범행 수법을 계획했다. 텀블러를 만드는데 필요한 부자재를 해외에서 각각 들여온 뒤 국내에서 완성품을 제조해 판매하는 것이었다.
이들 일당은 먼저 상표가 없는 무지 텀블러 본체를 해외에서 수입한 후 국내에서 S사의 로고를 무단으로 각인해 위조 텀블러 본체를 만들었다.
텀블러의 뚜껑과 고무패드, 스티커 등은 해외에서 주문생산해 국내로 반입했으며 포장상자·사용설명서와 같은 인쇄물은 국내에서 제작했다. 이렇게 생산된 모든 재료를 결합하면 정품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감쪽같은 위조 텀블러를 만들 수 있었다.
A씨 일당은 위조 텀블러를 병행수입제품인 것처럼 꾸미고 정품 대비 50% 이하의 가격으로 판매했다. 주요 고객은 기념품이나 판촉물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관공서·기업·단체 등이었다. 저렴한 가격 덕분에 온·오프라인으로 무려 13만점의 위조상품이 팔리면서 이들 일당은 판매액의 약 30%에 달하는 수익을 거뒀다.
꼬리를 잡히지 않기 위한 과정도 치밀했다. 이들은 특허청·경찰·세관 등 수사기관의 단속 결과 정보나 온라인 플랫폼 제재정보 등을 서로 공유하며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특히 자신들이 만든 위조상품을 병행수입제품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허위증명서 제출까지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일당의 범행은 위조 텀블러 부자재가 세관에서 적발되면서 덜미를 잡혔다. 상표경찰이 각종 텀블러 부자재를 활용한 위조상품 제조 행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이 같은 신종 범죄수법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표경찰은 경찰·세관 등 수사기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정인식 특허청 산업재산보호협력국장은 “최근 범법자 집단끼리 정보를 공유해 새로운 침해유형을 만들어내는 등 범죄수법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며 “신종 침해범죄는 유관기관과 함께 대처하고 최신 수사기법을 활용해 위조상품 수사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조상품 피해를 겪을 경우 특허청의 ‘지식재산침해 원스톱 신고상담센터’를 통해 누구나 상담받을 수 있으며 침해신고도 할 수 있다.
대전=전희진 기자 heej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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