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 e스포츠 딜런 팔코 감독이 T1전의 패인으로 자원과 병력 배분 실패를 꼽았다.
G2는 1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라이엇 게임즈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경기(2승1패조)에서 T1에 0대 2로 패배했다. 이날 패배로 2승2패를 기록, 오는 13일 최종전을 통해 스위스 스테이지 통과 또는 실패 여부를 가리게 됐다.
첫 세트는 완패였다. 2세트에선 억제기 3개를 부수기도 했으나 리드를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넘어졌다. 경기 후 국민일보와 만난 팔코 감독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게임이 잘 안 풀렸다. 2세트도 어느 순간 상대방에게 주도권을 내줬다”면서 “이길 만하다는 자신감을 가지고서 경기장에 왔지만 결과를 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팔코 감독은 특정 라인에 자원을 과투자한 게 패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쪽 지형, 한쪽 라인에 과투자했다. 오브젝트, 억제기를 1개씩 가져가도 접전이 이어졌다. 격차가 좁혀지지 않았다”면서 “후반에는 T1이 우리보다 한타를 더 잘해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G2는 1·2세트 모두 오리아나·녹턴 조합을 골자로 한 밴픽을 준비해왔다. 팔코 감독은 “현재 메타에서 강하고 다재다능한 조합이라고 생각해서 신경을 많이 썼다”면서 “오리아나는 라인전이 강해서 미드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다. 챔피언이 후반에도 굉장히 좋다는 점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녹턴은 주도적으로 무언가 플레이를 만들 수 있는 챔피언이다. 사실 수비적인 조합 상대로는 약점이 드러나긴 하지만, 성장형 챔피언인 오리아나가 후반 캐리력이 센 만큼 어느 정도는 상쇄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1세트를 패배한 뒤 G2는 오리아나·녹턴 조합은 그대로 유지하되 다른 포지션에서 딜을 보충하는 방향으로 밴픽을 틀었다. 그는 “1세트를 해본 뒤 딜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오리아나·녹턴·드레이븐 픽이 나쁘지 않았지만 탱커를 잡을 딜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2세트에선 나르와 카이사를 골라서 딜을 늘리고자 했다. 탱커를 잡고 후반 단계에서 딜을 늘리기 위한 방편이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T1과 3차례 대결에서 전부 졌다. 팔코 감독은 “사실 T1이라는 팀의 플레이 스타일은 다른 팀들이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일부 팀들처럼 변칙적인 커브볼을 던지는 팀은 아니다. 어느 정도는 예상할 수 있는 스타일의 팀”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텀에서 이기는 것을 선호하고, 정글러의 포지션을 이용해서 주도적인 플레이를 설계한다. ‘제우스’ 최우제도 라인전을 굉장히 잘하는 선수다. 이런 특징들을 이용해 스노우볼을 잘 굴려나가는 팀이 T1”이라고 덧붙였다.
이제 2승2패가 된 G2는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다음 경기를 이기면 8강으로 향하고, 지면 그대로 짐을 싼다. 팔코 감독은 “한화생명e스포츠전, T1전 1세트를 보면서 성장력이 좋은 조합을 가져와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며 “상대가 우리보다 한타를 잘한다면 오늘 같은 조합으로는 이기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 “압박감이 심한 상황 속에서 선수들이 멘탈을 더 튼튼히 지키고, 침착하게 플레이를 하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마지막 세트를 보면서 들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선수단이 날카로운 판단을 내릴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팔코 감독은 “선수들에게 ‘그동안 해왔던 대로 잘해보자’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2승2패조에서 누구를 만날지 모르는 상황이다. 2승2패조에 있는 팀들은 특색이 제각각이다. 그런 만큼 우리의 강점을 살리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를린=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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