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한 은빛 억새 바라보며 맘 편히 넋을 놓아보세요!’.
광주서창억새멍때리기 대회가 오는 19일 열린다. 광주 서구는 “제9회 ‘서창억새축제’ 주요 프로그램 중 하나로 멍때리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7일 밝혔다.
90분간 넋을 놓고 멍한 상태를 유지하면서 15분마다 한 번씩 참가자 심박수를 측정하고 현장을 지켜본 시민투표 결과를 더 해 최종 우승자를 가린다.
9일까지 참가자를 모집하는 대회에는 개인 또는 최대 3명까지 팀 단위로 참가할 수 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무념무상 상태에서 누구의 방해도 없이 그저 멍하게 앉아 평온하게 시간을 보내면 된다.
서구는 직장, 육아, 학업 등 바쁜 일상에서 쌓이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머리를 식히는 치유의 시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과만 중시하는 시끌벅적한 우리 사회에서 탈피해 내면의 여유를 되찾고 삶의 원동력을 충전하자는 것이다.
서구는 학생과 직장인 등이 온종일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를 붙들고 ‘정보 과부하’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는 심리적 피로와 과도한 학업·업무로 인한 번아웃 증후군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 중독 치료제가 될 멍때리기 대회는 저작권을 가진 민간기업 웁쓰양컴퍼니와 협업해 진행한다.
‘은빛 억새가 전하는 가을로의 초대’를 주제로 한 올해 서창억제축제는 호남을 대표하는 자연 힐링축제다.
오는 17일 개막해 은빛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 극락교와 서창교 억새길 영산강변 구간에서 억새와 어우러진 다양한 문화예술공연과 체험행사, 걷기대회 등으로 20일까지 다채롭게 이어진다.
서구 8경으로 꼽히는 서창들녘 노을과 억새길은 도심 속 가을 나들이 명소로 손색이 없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가을 색이 완연한 은빛 억새밭에 앉아 감시 쉬어가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며 “멍때리기 대회에서 ‘쉼표’의 의미를 새삼 깨닫게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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