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몰린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가 큰 혼란 없이 마무리됐다.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일대에서 열린 불꽃축제에는 100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몰렸다. 시민들은 가족, 연인, 친구 단위로 삼삼오오 행사장을 찾았다. 공식 행사는 오후 7시부터 시작됐으나 오전부터 명당을 잡기 위해 나온 관광객들로 붐볐다.
오후 7시26분쯤 사회자의 카운트다운에 맞춰 일본팀의 첫 불꽃이 하늘을 가르며 솟아오르자 우레 같은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다. 일본팀은 ‘다채로운 공간예술’을 주제로 불꽃을 연출했고 이어 미국팀은 ‘캘리포니아를 꿈꾸며’란 주제에 맞춰 보다 강렬한 색의 불꽃들을 선보였다.
‘불꽃비’가 연신 쏟아져 내리는 장관에 시민들은 저마다 “우와” “정말 멋있다” “대박” 등 감탄사를 연발하며 환호했다. 체감온도 21도의 맑고 선선한 날씨는 축제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축제의 대미는 ‘Flashlight(시간의 섬광)’를 주제로 한 한국팀이 화려하게 장식했다. 클래식과 팝송, K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에 맞춰 역대 최대 크기의 불꽃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한국팀은 원효대교와 한강철교 사이뿐 아니라 원효대교와 마포대교 사이에서도 같은 불꽃을 동시에 터뜨리는 ‘쌍둥이 불꽃’을 선보이기도 했다.
대규모 인파가 운집한 만큼 사고 예방과 안전관리를 맡은 경찰과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차량과 인파를 통제하는 호루라기 소리가 곳곳에서 들렸고 한강공원으로 들어서는 입구에서는 안전요원과 경찰이 “원활한 통행을 위해 멈추지 말고 이동해 달라”고 안내했다. 축제가 끝난 뒤에도 “길 오른쪽으로 붙어서 천천히 이동해 달라”는 안내방송이 반복해서 나왔다.
관람객 급증으로 오후 5시30분부터 노량진 사육신공원 출입이 통제됐다. 이후 노량진수산시장, 용양봉저정공원, 노량진 축구장의 출입도 잇따라 막혔다. 여의도 한강공원으로 가는 길목인 5호선 여의나루역은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25분까지 3시간25분간 열차 77대가 무정차 통과했다.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질서 유지에 동참하면서 대체로 큰 혼란은 없었다. 소방 당국에도 찰과상이나 어지럼증 같은 단순구급 요청 외에 별다른 인명사고 신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축제 도중 불꽃을 쏘는 인화대가 설치된 바지선에서 불이 붙었으나 주변으로 번지지 않고 즉시 진화돼 피해는 없었다.
다만 행사 전후로 일대는 극심한 교통정체를 겪었다. 올림픽대로로 이어지는 진입로 등에서는 차량이 거의 정차한 상태로 가다서다를 반복했다. 특히 여의도 인근 올림픽대로에서는 불꽃을 구경하려는 차량들이 두 차로에 걸쳐 줄지어 정차하면서 차량 통행에 불편을 야기했다. 일부 시민은 정차한 차량에서 내려 휴대전화로 불꽃을 촬영하기도 했다.
많은 인파가 몰렸던 만큼 일회용 식기와 페트병 등 쓰레기도 상당량 나왔다. 곳곳에 방치된 쓰레기들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봉사자들과 자발적으로 나선 시민들 덕분에 정리는 비교적 원활히 진행됐지만 분리수거가 잘되지 않고 워낙 양이 많아 대형 쓰레기통에서 넘쳐 흘러나올 정도였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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