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시가 도심에 넘쳐나는 쥐 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시는 쥐에게 피임약을 살포해 개체 수 증가를 막기로 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뉴욕시 의회가 쥐에게 피임약을 살포하는 시범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법안에 따르면 뉴욕시는 앞으로 수개월 내에 ‘콘트라 페스트’라는 이름의 설치류 피임약을 도시 곳곳에 설치해 쥐들이 먹도록 할 계획이다. 조례에는 담당 부서가 매달 용기별로 쥐 피임약 양을 추적해야 한다는 내용까지 담겼다.
뉴욕은 거리와 지하철에 몰려다니는 쥐 떼로 악명이 높은 도시다. 쥐 떼를 구경하는 관광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다. 뉴욕의 쥐들은 몸길이가 평균 40~50㎝에 달하고 무게도 500g~1㎏ 정도로 덩치가 큰 데다 공격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번식 속도도 매우 빠른 편이다.
이번 법안은 지난 2월 뉴욕의 명물로 꼽히는 수리부엉이 ‘플라코’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며 추진됐다. 플라코는 동물원에서 탈출한 뒤 뉴욕 도심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많은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갑자기 숨지며 부검이 실시됐고, 그 결과 뱃속에서 쥐약이 발견됐다.
부검 결과에 따르면 플라코는 질병과 함께 네 가지 종류의 쥐약 독성물질에 노출된 상태였다. 해당 쥐약들은 모두 쥐 떼를 억제하기 위해 뉴욕시에서 흔히 사용하는 종류였다.
플라코의 죽음으로 여론이 악화하면서 쥐 피임약 살포 계획까지 나오게 됐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시 보건 담당 부서는 수컷과 암컷을 모두 불임 상태로 만드는 약을 살포할 계획이다.
숀 어브레유 시의원은 NYT에 “경각심을 가지고 쥐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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