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의 한 동물원이 막대한 유지비용과 인플레이션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중국에서 받은 자이언트 판다 두 마리를 예정보다 8년 먼저 반환하기로 했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핀란드의 민간 동물원인 아타리 동물원은 전날 현재 사육 중인 판다 두 마리, 루미와 퓌리를 오는 11월 중국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루미와 퓌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핀란드를 방문해 동물 보호에 관한 공동 협약을 체결한 뒤 2018년 1월 핀란드로 왔다. 중국이 우호 관계를 맺은 국가에 선물이나 대여하는 형식으로 판다를 보내는 ‘판다 외교’의 일환이었다.
당초 예정된 대여 기간은 15년이었지만 동물원 측은 물가와 유지 비용 상승으로 8년 일찍 중국으로 반환하기로 했다. 아타리 동물원의 리스토 시보넨 회장은 판다 사육 시설에 800만 유로(119억원) 이상을 투자했으며 중국에 지불하는 임대료를 포함해 연간 150만유로(22억원)의 유지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물원은 도입으로 방문객 증가를 기대했지만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으로 여행이 제한되고 방문객이 오히려 줄어들면서 부채만 쌓였다. 물가 상승으로 비용이 불어나자 핀란드 정부에 자금 지원 요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동물원은 지난 3년간 중국과 판다 반환 논의를 해왔다.
핀란드 외무부 대변인은 이와 관련해 동물원이 내린 사업상 결정으로 정부는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번 결정이 양국 간 관계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핀란드 주재 중국 대사관도 동물원을 지원하려는 중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우호적 협의 끝에 판다를 돌려보내기로 협의했다고 전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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