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색 마세라티 운전자를 찾아라’
경찰이 고급 스포츠카를 몰다 오토바이를 치어 2명을 사상케 한 뒤 사라진 운전자를 추적 중이다.
24일 새벽 3시쯤 광주 화정동(농성역 방면) 도로에서 마세라티 승용차가 앞서가던 오토바이를 추돌했다.
이 사고로 오토바이 뒷좌석에 타고 있던 A(28·여)씨가 현장에서 숨지고 오토바이 운전자 B(23)씨도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직후 마세라티 운전자는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사고지점에서 500여m 떨어진 곳에 차량을 버리고 그대로 달아났다.
목격자 C씨는 “달아난 차량이 사고를 전후해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며 “오히려 배기음 소리가 더 커지면서 도주했다”고 전했다.
다른 목격자 D씨는 “(A씨가) 2~3분 길바닥에 쓰러져 있더니 고개를 들고 ‘내 여자친구는 죽었어요?’라고 물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경찰은 사고를 목격한 행인들의 신고와 CCTV 영상에 찍힌 차량 번호판을 토대로 운전자를 추적 중이다.
인근 상가 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사고 당시 심야 도심을 질주하던 마세라티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아 ‘음주운전’이 의심되고 있다.
사고 순간 영상을 보면 과속으로 달리던 마세라티는 버스승강장 앞을 서행하던 오토바이 뒷부분을 그대로 들이받았다. 직후 오토바이 차체가 산산이 조각나면서 길바닥에 흩어지는 모습이 고스란히 찍혀 있다.
경찰은 차적조회에서 문제의 마세라티가 서울 소재 법인 소유지만 연두색 대신 흰색 번호판을 달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차량을 버리고 간 지점의 CCTV 영상에는 마세라티에서 탑승자 2명이 황급히 내리는 모습도 담겼다.
다른 영상에서는 사고 차량이 10여 분 전 광주 서구 상무지구 일대에서 또 다른 법인 명의 벤츠 승용차와 함께 질주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경찰은 차적 조회에서 확인한 차량 소유주 30대 E씨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세라티 차량 내부에서는 운전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명함을 발견됐다.
경찰은 명함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걸었으나 역시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법인 소유인 마세라티의 실제 운전자를 찾고 있다”며 “검거 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혐의로 입건해 음주운전 여부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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