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등반 중 심정지 증상으로 쓰러진 30대 여성을 제주경찰이 구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경찰은 식염 포도당 등 비상 물품을 구비하고 있어 신속한 응급조치가 가능했다.
23일 서귀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11시쯤 한라산을 등반 중이던 김주업(45) 경위는 백록담 정상 부근에서 쓰러진 30대 여성을 발견했다.
당시 이 여성은 제주도 여행 중 홀로 등산하다 폭염으로 30분 이상 쓰러져 있었다.
김 경위는 즉시 소지하고 있던 식염 포도당을 쓰러진 여성에게 복용케 하고, 손발을 주무르면서 의식을 잃지 않도록 응급조치했다.
이어 옆에 있던 50대 남성에게 119에 구조를 요청하도록 한 뒤, 구조대를 기다리는 동안 저체온 쇼크가 온 여성에게 비상용 은박 담요를 덮어 주었다.
이후 김 경위는 구조대의 요청에 따라 삼각봉대피소 인근 헬리포트존까지 약 30분간 여성을 업고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은 체온이 조금씩 올라 안정을 되찾은 상태로 119구조사에 인계했다.
이 같은 내용은 인근에 있던 50대 남성이 제주경찰청 홈페이지에 칭찬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다.
해당 남성은 글에서 “응급상황을 위해 구급품을 지참한 준비 정신과 가파른 산에서 30분 가량 등반객을 업고 이송한 체력을 칭찬한다”고 적었다.
당시 김 경위는 앞서 범인 검거 과정에서 손목 부상을 입어 수술 후 회복기간 중 이 같은 선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인공인 김주업 경위는 현재 서귀포경찰서 대정파출소 마라도치안센터에 근무하고 있다.
김 경위는 23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나 자신과 이웃을 위해 산에 갈 때는 늘 구호물품을 구비해 다닌다”며 “도움을 줄 수 있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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