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가정집에서 불법 번식으로 학대받던 강아지 30여마리가 구조됐다.
19일 부산 사하구 유기동물보호소에 따르면 동물보호단체 위액트와 도로시지켜줄개는 이날 오후 부산 사하구 당리동 한 주택에서 불법 번식되고 있는 강아지 30여마리를 구조하고, 이미 숨진 개 사체 10여구를 수습했다.
윤희연 사하구 유기동물보호소 운영위원장은 2주 전 주민들로부터 ‘70대 노부부가 수년 전부터 가정에서 개 번식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날 동물단체와 함께 구조 작업을 벌였다.
동물단체가 들이닥친 현장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마당과 주택 내부에는 배설물과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고 그사이에 피부와 털 상태가 엉망인 강아지들이 겨우 몸을 숨기고 있었다.
다리가 뒤틀린 푸들 등 시급히 치료해야 하는 강아지도 여러 마리였다. 쓰레기 더미와 냉장고 속에는 강아지 사체가 그대로 보관돼 있었다.

위액트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냉장고 문을 열자 죽은 개들의 사체가 쏟아져 나왔다”며 “눈이 아릴 정도로 가득한 암모니아 가스로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는 방에서 사람들과 30마리 넘는 개가 함께 살고 있더라”고 전했다.
이어 “(강아지들은) 바퀴벌레 수천 마리가 돌아다니는 바닥에서 겨우 숨을 쉬며 누워있거나 집안 곳곳에 흩어진 쥐똥 사이로 고개를 내밀기도 했다”며 “털에 엉겨 붙은 배설물 때문에 얼굴조차 분간하기 힘들었다.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사람도, 개들도 견딜 수 있었던 건지”라고 안타까워했다.
해당 주택에는 70대 노부부와 장애가 있는 아들 2명이 거주하고 있었다. 70대 할머니가 집 내부와 마당에서 강아지들을 불법으로 번식시켜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윤 위원장은 “노부부가 소유권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 동물보호법에 근거해 긴급보호조치로 강아지들을 구조했다”며 “주민들이 몇 차례 112 신고 등을 했지만 적절한 조처가 없었다”고 밝혔다.
구조된 강아지는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을 예정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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