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 중 두 번째 암살 시도로 보이는 총격이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고, 사법 당국은 도주하던 용의자를 체포해 수사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과 현지 경찰에 따르면 15일 오후(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소유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성명을 내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로 보이는 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도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근에서 총격이 있었으나 안전하다”고 전했다. SS도 그의 안전을 확인했다.
사법 당국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던 중 경호국 요원이 골프장 밖에 있는 무장한 용의자를 발견했다. 남성인 용의자는 골프장을 둘러싼 울타리와 덤불을 통해 AK-47 유형 소총의 총구를 들이댔고, 경호를 위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한두 홀 앞서가고 있던 경호국 요원이 이를 포착해 사격했다.
경호국 요원의 사격에 용의자는 소총을 떨어트리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달아났다가 팜비치카운티 북쪽에 있는 마틴카운티 고속도로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릭 브래드쇼 팜비치카운티 보안관에 따르면 용의자가 달아나는 것을 목격한 사람이 있었고, 목격자가 차량 사진과 번호판을 촬영한 덕분에 경찰이 즉각 추격에 나설 수 있었다.
라파엘 바로스 마이애미 SS 지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요원들이 그와 교전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발사된 총알 4발이 전부 경호국 요원의 총이냐는 질문에 4발인지 6발인지 확실하지 않다면서도 “그렇다”고 답했다.
용의자가 있었던 덤불에서는 조준경을 장착한 AK-47 유형의 소총과 세라믹 타일이 든 배낭 2개가 발견됐으며 현장 촬영 용도로 보이는 고프로 카메라가 있었다.
AP통신에 따르면 골프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는 동안 부분적으로 폐쇄된 상태였으나, 울타리 밖에서 골프를 치는 사람을 목격할 수 있는 지점이 일부 있었다고 한다. NBC뉴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당시 5번과 6번 홀 사이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사법당국은 이날 용의자의 신원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며, 범행동기도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한 데 대해 안도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그가 안전해 기쁘다. 미국에 폭력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직후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자신은 안전하다며 “난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월 13일에도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진행한 야외 유세 도중 오른쪽 귀 윗부분에 부상을 입는 총격을 당했다. 수사 당국은 이를 암살 시도로 규정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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