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인 인요한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국회 본회의 중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이 포착돼 ‘수술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인 최고위원은 5일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호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도중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인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 최고위원은 이날 누군가로부터 “부탁한 환자 지금 수술 중이다. 조금 늦었으면 죽을 뻔했다”면서 “너무 위험해서 수술해도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라는 문자를 받았다. 이에 인 최고위원은 “감사감사”라고 답했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해당 사진을 공유하며 “여당 최고위원은 다 방법이 있었다. ‘버티면 우리가 이긴다’는 정부와 여당은 이런 식으로 버틸 수 있나 보다”며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어떡하느냐. 이게 나라냐”고 비판했다.
최근 부친상을 당한 김 의원은 외과 의사였던 자신의 아버지도 응급실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야권에서는 청탁금지법 위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의원이 병원에 수술을 청탁하는 것은 김영란법 위반 아닌가”라며 “명확한 사실관계가 드러난다면 권익위원회가 조사하는 것은 물론 수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철환 권익위원장은 “지침에 위반된다면 당연히 (청탁금지법) 위반일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인 최고위원은 이 같은 논란에 대해 이미 집도의까지 정해진 수술을 ‘잘 부탁한다’는 취지로 연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나 “집도의가 이미 정해졌고, 그 집도의와 내가 아는 사이니까 ‘수술을 잘 부탁한다’고 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름도 모르는 어떤 목사가 연락이 와서 ‘그 의사 믿을 만하냐’고 묻길래 ‘굉장히 좋은 의사다’고 답했다. 그랬더니 ‘지금 집도의로 정해져서 수술을 받게 됐는데 좀 부탁할 수 있냐’고 해서 ‘전화 한 통 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인 최고위원은 청탁금지법 위반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법적인 해석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 최고위원은 현재 당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앞서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랑하는 전공의 후배들이 이제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그는 “당 의료특위를 활성화하고 그걸 책임지고 있다. 지금까지 일을 안 한 건 아닌데 뼈저린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한다. 나 자신에게도 실망했다”면서 “정쟁은 그만하고 건강보험에 40년간 개혁이 없었는데 돌아와서 같이 큰 그림을 그려나가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밝혔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