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것도 서러운데’…복지관 셔틀버스 끊긴 노인들

Է:2024-09-05 11:54
:2024-09-0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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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부족 이유로 노인시설 셔틀버스 7대 운행 중단.
광주 빛고을노인타운, 효령복지타운 7월부터 멈춰.


“30~40분이면 충분했는데 불볕더위가 시작된 7월부터 3~4시간 걸립니다. 나이 든 것도 서러운데 하루에 몇 시간을 땡볕에 기다리고 허비하는 게 말이나 됩니까?’.

전국 최대 노인복지시설로 꼽히는 빛고을노인건강타운과 효령노인복지타운이 셔틀버스 운행을 중단하자 광주지역 이용 노인들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5일 광주시와 광주사회서비스원에 따르면 2009년 6월 남구 노대동 빛고을노인건강타운 개원 직후 운행을 시작한 셔틀버스 5대 운행을 지난 7월부터 하지 않고 있다.

광주에서 두 번째 큰 노인복지시설인 북구 효령동 효령노인복지타운에 노인들을 실어나르던 셔틀버스 2대도 같은 시기에 멈춰 섰다.

지역의 대표적 노인복지시설 2곳의 이용자들의 이동 편의를 위한 셔틀버스가 운행 중단에 들어간 것은 관련 예산이 모두 삭감됐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긴축재정에 들어간 시와 사회서비스원은 복지시설 노인들에 대한 수요조사 결과 셔틀버스 이용률이 14% 수준에 불과해 15년 만에 운행 중단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광주 도심을 순환하는 셔틀버스 7대 운행에 필요한 인건비 등을 포함해 연간 예산은 7억 원 수준이다.

문제는 두 복지시설이 비교적 외곽에 들어선 데다 이곳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사정이 여의치 않아 노인들의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신체적 장애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먼 거리에 사는 노인들의 불편은 상대적으로 극심하다.

복지시설에서 2000~3000원의 저렴한 요금을 내고 각종 운동시설과 여생을 즐기는 노인들은 “종전 30분 안팎의 거리를 시내버스를 2번 이상 갈아타면서 3시간 넘게 걸려 오가고 있다”고 볼멘소리다.

실제 남구와 거리가 먼 광산구 등에서 복지시설을 이용하려면 시내버스 배차 간격과 갈아타는 대기시간을 감안할 때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완동에 사는 박 모(77) 할아버지는 “직통버스인 수완 3번을 타더라도 1시간 30분이 걸린다. 문흥39번을 타고 돌고개역에서 금남 59번으로 갈아타면 가는데만 2시간이 기본”이라며 하소연했다.

복지시설을 자주 이용해온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셔틀버스 중단 이후 시는 시내버스 운행횟수를 늘려주는 후속 조치 등 아무런 성의를 보여주지 않았다”며 “경로우대나 특혜는 바라지 않지만, 찬밥신세로 내몰린 것 같아 서럽다”고 개선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시 예산 행정의 엇박자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는 이 같은 긴축재정 기조가 무색하게 최근 부실한 행정집행으로 백운광장 지하차도 예산 350억 원을 시 자체 예산으로 떠안게 된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일방 2차로로 설계한 백운광장~주월교차로 965m 지하차도를 교통량 분산에 효과적인 양방향 2차로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방재등급 상향에 따른 국비 예산 반영을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노인들로부터 “허리띠 졸라맨다고 엄살을 부리면서 힘없는 노인 관련 예산부터 싹둑 삭감할 때는 언제고 아직도 배 부른 모양이다’는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빛고을노인건강타운은 노대동 부지 10만1000여㎡에 전체 건평 2만266㎡ 규모로 6년여의 공사를 거쳐 2009년 문을 열었다.

수영장과 골프연습장, 탁구, 당구, 게이트볼 등 다양한 운동시설과 노래방, 댄스 교실 등 다채로운 여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미용과 물리치료실은 물론 컴퓨터·외국어 강좌 등 모든 서비스를 저렴한 실비 수준으로 이용할 수 있다.

나이별로 2000원 정도에 월~금요일 점심을 먹을 수 있는데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는 무료다. 현재 전체 등록회원 수 7만여 명 가운데 하루 평균 4000~5000여 명이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빛고을노인건강타운 뒤를 이어 2010년 4월 개원한 효령노인복지타운 역시 다양한 여가·복지 프로그램과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소득·사회활동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도심을 순환하던 버스가 폐지된 만큼 노인타운 등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노선확충 등 보완 대책을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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