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경찰서 진교파출소 순찰차에서 4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된 사건 관련 경찰 자체 진상조사 결과 파출소 근무자의 총체적 부실 근무가 원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남경찰청은 36시간 동안 순찰차에 갇혀 있다 숨진 여성 A씨 사고와 관련 30일 진상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파출소 경찰관들이 기본 근무를 규정대로 했다면 A씨를 일찍 발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숨진 A씨가 순찰차에 들어간 뒤 숨진 채 발견되기까지 해당 순찰차를 7번이나 순찰하도록 지정돼 있었지만 한 번도 순찰하지 않아 피해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경찰조사 결과에 따르면 숨진 A씨가 순찰차에 들어간 지난 16일 오전 2시12분쯤 파출소에는 경찰관 4명이 근무 중이었다.
이 가운데 2명은 파출소 내에서 현관문이 보이는 1층 자리에 앉아 신고 접수와 민원인 응대 등 업무를하는 상황 근무를 나머지 2명은 10분 내 출동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파출소 내에서 휴식하는 대기 근무를 하는 상태였다.
그러나 당시 상황 근무자 2명과 대기 근무자 1명은 모두 2층 숙직실에 있었고 대기 근무자 1명은 1층 회의실에서 쉬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A씨가 순찰차에 들어가기 전 파출소 현관문을 세 차례나 잡아당기거나 흔들었지만 아무도 이를 알지 못했고, 결국 A씨는 순찰차로 가서 잠지지 않은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
규정상 차량을 주·정차할 때는 문을 잠가야 하지만 경찰관들은 사고 순찰차를 지난 15일 오후 4시 56분쯤 마지막으로 운행한 뒤 문을 잠그지 않는 실수를 했다.
A씨가 차에 들어가지 못하게 예방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 차에 들어간 이후에도 A씨를 살리거나 일찍 발견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만 경찰관들은 근무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 기회마저 놓쳤다.
순찰차에 들어갔다가 A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지난 17일 오후 2시까지 36시간 동안 근무자들은 7차례 8시간 동안 이 순찰차를 운행해 지역을 순찰하게 돼 있었으나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또 근무 교대 시 인수인계 과정에서 순찰차 청결 상태와 차량 내 음주측정기 등 각종 장비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해야 했지만 36시간 동안 3번의 근무 교대 과정에서 이마저도 하지 않았다.
부검 결과 A씨는 순찰차에 들어간 지 약 12시간이 지난 16일 오후 2시쯤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당일 지정된 순찰 근무(오전 6∼7시, 오전 11∼낮 12시, 오후 2∼3시)와 근무 교대(오전 8시30분)를 제대로 했다면 A씨를 4번이나 발견할 수 있었다.
경남청은 순찰 근무 부실 등이 드러남에따라 파출소장 등 진교파출소 직원 16명 중 당시 휴가자 3명을 제외한 13명 모두를 하동경찰서 내 다른 파출소 등으로 전보 조치하고, 이번 사건 근무 태만에 대한 징계 절차와 감찰을 진행 중이다.
김남희 경남경찰청 생활안전부장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께도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이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역 경찰에 대한 인식 전환 교육과 근무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창원=강민한 기자 kmh010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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