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어도어 이사회로부터 전달받은 ‘업무위임계약서’가 2개월 초단기 계약 등 독소조항이 가득하다며 부당함을 주장했다. 하지만 어도어 측은 본래 정해져있던 사내이사 잔여 임기만큼 계약서를 보낸 것이며, 계약서 내용은 다른 사내이사들과 동일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 전 대표는 30일 입장문을 내고 “28일 어도어 이사회에서 ‘업무위임계약서’를 보내왔다. 하지만 계약서상 기재된 계약 기간은 2개월 6일에 불과하며, 어도어의 일방적 의사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 가득하다”며 “이런 상식적이지 않은 내용의 계약서를 보낸 행위가 과연 하이브가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지속해 맡기고 싶은 것인지 그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고 말했다.
어도어 이사회는 지난 27일 대표이사를 민 전 대표에서 김주영 사내이사로 교체하며 “민 전 대표는 뉴진스 프로듀싱 업무를 계속 맡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현재 김 대표는 어도어의 시스템을 재정비하며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민 전 대표가 밝힌 ‘업무위임계약서’ 내용에 따르면, 계약 기간은 8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로 2개월여다. 이에 대해 민 전 대표는 “뉴진스는 2025년 월드투어를 계획하고 있다. 월드투어를 준비하는 아이돌 그룹 프로듀싱을 2개월 만에 완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놀랍다”며 “하이브가 지명한 어도어 이사들이 핵심 업무에 대한 이해도 부족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 전 대표는 어도어의 일방적 의사로 계약 기간 단축, 계약 해지 등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독소조항이 가득하다”고 비판했다. 민 전 대표의 업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어도어 경영 사정상 계약 유지가 곤란하거나 어도어 대표이사의 판단에 따라 계약을 즉시 해소할 수 있다고 적힌 계약서상 문구를 문제 삼은 것이다.
그러면서 “이는 의도적으로 ‘프로듀서 계약 거절을 유인’해 또다른 언론플레이를 위한 포석으로 삼고자 하는 행위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며 “30일까지 서명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서명이 불가하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어도어 측은 ‘2개월 초단기 프로듀싱 계약’이라는 민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민 이사의 사내이사 계약 기간이 11월 1일까지여서 잔여기간의 역할에 대해 계약서를 보낸 것으로, 이후 계약은 재계약과 함께 진행돼야 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민 전 대표가 독소 조항으로 지목한 해지 조항에 대해서도 “프로듀서로서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을 경우, 그로 인해 경영상 큰 피해를 주는 행위 등을 방지할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며 “민 이사의 역할을 고려해 임원들과 동일하게 ‘위임계약’으로 준비했고, 위임인 이상 당연히 포함되는 조항”이라고 반박했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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