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한편이 설교보다 더 강렬할 수 있다…‘마더’ 공연 감동의 물결

Է:2024-08-29 10:34
:2024-08-2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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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정신 담은 문화사역…프리티켓 감동 후불로 63개 교회 동참, 공연 후 배우와 관객 나눔의 시간

박혜인 극단 프라미스랜드 대표가 기획, 연출, 출연해 지난해 1월 28일부터 지금까지 총 63회에 걸쳐 공연된 연극 ‘마더’는1385명이 관람했다. 박 대표가 지난 22일 '마더' 공연에서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을 바라보며 “어찌 이처럼 아름다운고”라며 연기를 펼치고 있다.

부산 중구에는 부산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용두산 공원이 있다. 이 공원 안에는 120m 높이의 부산타워가 우뚝 솟아있어 주말이면 가족과 젊은이들의 데이트 장소로 인기가 있다. 평일에는 많은 어르신들의 쉼터로도 이용된다. 이 공원을 오가다보면 ‘프라미스랜드’라는 작은 소극장 간판이 눈에 띤다. 지난해부터 이곳에서 ‘마더’라는 연극이 열리고 있다. 누구나 입장권 없이 관람 후 감동 받은 만큼 지불하는 프리티켓 감동후불제로 운영하고 있다.

연극은 배우가 무대 위에서 각본에 따라 어떤 사건이나 인물을 대사와 동작을 통해 관객에게 보이는 종합 예술이다. 작은 소극장 무대는 침 튀고 땀내 나는 호흡이 그대로 눈앞에 펼쳐지면서 배우의 연기가 최고일 때 관객은 그 모습을 보면서 내면의 흐름을 갖고 이면에 숨겨진 비밀을 발견할 수 있다.

‘프라미스랜드’ 소극장은 기독문화공간으로 기독교정신을 나타내는 문화사역을 펼치는 곳이다. 14개의 개척교회가 예배당을 구하기 전까지 이곳에서 터를 잡고 예배와 모임을 했다. 공간이 필요한 교회나 단체가 다양한 모임으로 ‘프라미스랜드’ 소극장을 다녀갔다.

‘마더’를 기획한 ‘극단 프라미스랜드’ 대표는 박혜인(61) 신부산교회 집사다. 박 대표는 3대 마더로 출연하면서 무기한 공연을 하고 있다. 1, 2대 마더는 현역 배우로 활동 중인 후배 여배우들이다. 박 대표는 17년 만에 모노연기에 도전한다. 그는 ‘극단 프라미스랜드’ 창단연극 ‘마더’의 기획, 연출, 출연을 도맡아 고군분투하고 있다.

박 대표는 ‘마더’ 작품에 대해 “핵심주제는 마리아 스토리, 곧 예수의 이야기다. 마리아는 ‘당신의 아들인가요 내 아들인가요?’라며 내적 갈등을 한다. 신과 인간과의 고난과 외로움은 이 땅의 엄마들도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마더’는 승화해 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극중 ‘Why me 왜 저인가요?’라는 대사가 있다. 이것은 우리에게 각인된 우아한 마리아만은 아닐 것이다. 현재의 엄마들처럼 척박한 땅 광야에서 자녀들을 케어하면서 그 아이들을 지키는 일 등 모든 일상은 고된 노동이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마더’를 관람한 어느 목사의 관극평을 소개했다. “‘연극 한편이 설교보다 더 강렬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고 써주셨다”며 “‘마더’ 연극은 처음부터 무기한 공연을 하기로 결심했다. 벌써 2년이 돼 간다. 지금까지 총 63회에 걸쳐 63개 교회에서 1385명이 다녀갔다. 1만명 관람이 목표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마더’와 함께 삶을 누리겠다”고 밝혔다.

백승기(두 번째 줄 가운데 회색셔츠) 부산 백향목교회 담임목사와 성도들이 지난 6월 30일 부산 중구 프라미스랜드에서 연극 ‘마더’를 관람한 뒤 박혜인(앞줄 가운데 꽂든 이) 배우와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후진 대표 제공

‘마더’의 특징은 공연 후 배우와 관람객이 둘러앉아 받은 감동을 솔직하게 나누는데 있다. 나무로 만든 토킹스틱이 관객들 손에 쥐어진다. 스틱을 받은 관객들은 자신의 삶의 스토리를 자연스럽게 나눈다. 매 회 감동의 간증과 은혜가 넘치며 때론 눈물바다가 될 때도 있다고 한다. 신앙의 본질을 다루고 허심탄회한 공연 뒤풀이, 즉 나눔의 시간은 한국기독문화에 흔치 않는 시도다.

박 대표는 17년 전 처음 교회를 출석한 날 “우리나라 기독문화가 뭔가? 함께할 동력자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하나님이 주신 선물은 남편이었다. 결혼 후 태국에서 5년, 인도에서 2년간 생활을 하다 한국으로 들어와 ‘극단 프라미스랜드’를 창단했다. 그는 “이 모든 것은 내가 원한 건 아무것도 없었고 하나님의 인도에 순종하니 여기까지 왔다”고 고백했다.

박 대표가 지나온 길은 마리아의 삶처럼 운명적이면서도 고난과 역경이 많았다. 그는 “너무 어린 나이(3살)에 엄마가 하늘나라로 가면서 찾아 온 지독한 가난과 크면서 겪은 사춘기로 긴 광야의 길을 걸어왔다”며 “어느날 새벽 종소리에 홀린 듯 일어나 교회로 갔는데 그때부터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후진(왼쪽) 프라미스랜드 대표와 박혜인(오른쪽) 극단 프라미스랜드 대표가 지난 22일 연극 ‘마더’를 공연한 뒤 무대 가운데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두 사람은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까지 버텨왔다”고 말했다.

이런 순종의 삶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결혼’이었다고 그는 주저없이 말했다. 그는 “박후진(53) 프라미스랜드 대표는 한결같이 그림자처럼 곁에서 보좌하는 성실한 남편이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며 “처음엔 ‘로또’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로또’처럼 안 맞았고 무일푼 이었던 8살 연하 털보남자에게 홀린 듯 결혼을 했다”고 털어 놓았다. 이어 “결혼생활은 온갖 풍랑 속에 울고 웃으며 고함치며 많이 힘들었다. 가난과 가족내력으로 힘들었지만 지금은 많이 치유 받고 평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더’를 완전한 작품으로 만드는데 우리 두 사람으로는 불가능 했지만 지금까지 손발을 맞춰 해내고 있다. 남편인 박 대표가 음향, 영상, 조명, 효과음 등 4파트를 혼자 해낸다. 귀한 동역자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재정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늘 걱정이 많다. 작품을 준비하며 무일푼으로 어떻게 가능한가 고민도 많았지만 하나님이 하시면 채워 주실 거란 믿음이 있었다. 그들의 소망은 “복음 전하는 이 공연이 대형교회나 기업으로부터 지원받아 지속적으로 공연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글·사진 정홍준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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