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내 증시에서 원유 투자 상품과 정유주가 동반 상승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중동의 군사적 긴장에 국제유가가 반등하며 시장 관심이 커진 영향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상장지수증권(ETN)’은 전 거래일보다 6.47% 상승한 7605원에 마감했다. ‘삼성 블룸버그 WTI원유 선물 ETN’도 5.54% 올랐다. 이 상품은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상장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수익률을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원유 투자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 원유선물 Enhanced(H)’와 ‘KODEX WTI 원유선물(H)’ 등도 이날 3%대 상승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 23일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9월 금리 인하를 공식화한 것이 국제유가 상승으로 이어진 덕분이다. 금리가 내려가면 소비가 늘고 원유 수요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유가 상승에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정유주들도 이날 상승했다. 중앙에너비스는 전 거래일보다 8.57% 급등한 2만1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흥구석유(6.91%) 한국석유(3.81%) 한국쉘석유(2.99%)도 동반 상승했다.
중동의 군사적 긴장 고조도 유가 상승 전망에 힘을 더한다. 지난 25일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대규모 공습을 주고받으며 충돌했다. 여기에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성과 없이 종료되면서 자산시장에서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동 지역 정세에 따라 유가가 등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상승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확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김광래 삼성선물 수석연구원은 “피해가 미미했고 추가 보복이 없었다”며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전면전을 원치 않는 점을 고려하면 유가는 제한적인 상승으로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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