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한의원에서 해독 세트 및 한약, 영양 관리 등 다이어트 9개월 패키지를 350만원에 구매했다. 그러나 한약을 먹은 첫날 구토, 복통, 설사가 시작됐다. 한의원에 한약 복용 후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환급을 요청했지만 한의원은 ‘단순 변심’이라며 이를 거절했다.
B씨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B씨는 다이어트 6개월 패키지에 480만원을 냈다. 한약 복용 1달 후, 약을 먹으면 어지럽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다. 약을 바꿔도 부작용은 계속됐다. B씨가 환급을 요청하자 ‘단순 변심’으로 인한 환급은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한의원은 환급을 위해 어지러움으로 한약 복용이 어렵다는 진단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다이어트 의료서비스 구매 후 피해를 겪은 소비자는 A, B씨만이 아니다. 2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다이어트 관련 의료서비스 피해구제는 올해 상반기에만 57건이 접수됐다. 2021년 17건이던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지난해 85건까지 늘었다.
2021년 1월~2024년 6월까지 신청된 피해구제 203건 중 절반 이상은 한방 패키지였다. 110건의 피해구제 신청이 한방 패키지 서비스였다. 한방 패키지는 해독 및 체중감량을 위한 한약, 체중 관리 프로그램 등을 묶어 진행한다.
그 외 지방분해 주사 패키지(73건), 지방흡입술(20건) 등이었다. 지방분해 주사 패키지는 지방분해 주사와 식욕억제제 프로그램을, 지방흡입술은 얼굴·가슴·복부·허벅지 등 부위별로 진행되는 흡입술이다.
피해구제 신청 이유는 부작용이 83건으로 41%를 차지했다. 계약 관련 피해(91건), 효과 미흡(32건)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방 치료는 구토, 울렁거림 등의 부작용을 호소한 피해자가 많았다. 한약 복용에 의한 구토 및 울렁거림 등 소화기계 증상 호소(11건)가 가장 많았고 피부 반응(5건), 두근거림(5건), 간 수치 상승(4건), 컨디션 악화(4건)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문제는 의료기관에서 이같은 부작용에 따른 환급 요구를 단순 변심으로 간주해 환급을 거부하는 경우가 잦다는 점이다. 환급하더라도 결제금액이 아닌 할인 전 금액을 기준으로 치료비를 차감해 분쟁이 발생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벤트나 가격 할인에 현혹되지 말고 1회 또는 단기간 치료를 받아본 후 패키지 계약을 진행할 것”을 당부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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