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반국가세력’ 발언을 반헌법적 행위로 규정하며 맹비난했다.
이재명 대표는 2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반국가 행위를 누가 하고 있느냐”며 “(윤 대통령에게) 거울을 하나 선물해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친일 미화와 식민 지배 정당화, 영토인 독도에 대한 영유권 부정 행위가 바로 반국가적 행위”라며 “국민이 부여한 권력으로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않고 위기를 초래하는 것에는 엄중한 심판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사회 곳곳에 반국가세력이 암약하고 있다는 대통령의 발언은 프랑스 루이 14세를 떠올리게 한다”며 “자신이 곧 국가라는 사고에 취해 있지 않고는 국민을 일컬어 함부로 반국가세력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바닥에 왕(王)자를 적고 대선 TV 토론에 나와서 자신이 왕인지 착각하는지 몰라도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을 운운하는 것은 시대 퇴행적이며 반헌법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친일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반국가세력 타령하는 모습은 역대 독재자들과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통치방식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국방부 장관으로의 갑작스러운 교체와 대통령의 뜬금없는 반국가세력 발언으로 이어지는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국지전과 북풍(北風)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는 박근혜 탄핵 국면에서 계엄령 준비설의 정보를 입수해 당시 민주당 추미애 대표에게 제보했던 사람 중 하나”라며 “탄핵 국면에 대비한 계엄령 빌드업 불장난을 포기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국무회의에서 “우리 사회 내부에는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반국가 세력들이 곳곳에서 암약하고 있다”며 “북한은 개전 초기부터 이들을 동원해 폭력과 여론몰이, 선전선동으로 국민적 혼란을 가중하고 국론 분열을 꾀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신영 기자 spiri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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